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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기다려온 미국 여론조사업체와 언론의 ‘명예회복’은 실패했다

개표 상황이 진행될수록 2016년 대선 때의 충격을 떠올리게 했다.

ⓒReuters Photographer / Reuters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낙승이 예상됐던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4년간 기다려온 미국 여론조사업체와 언론의 ‘명예회복’을 향한 꿈은 멀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이 서로의 승리를 주장하는 초유의 상황이 닥치자,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90%까지 내다봤다가 망신을 당했던 ‘악몽’이 겹치는 모습이다.

 

‘4년전 충격’ 명예회복 별렀지만
트럼프 강세에 판세예측 빗나가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각) 에디슨 리서치의 출구조사 결과를 분석해 트럼프가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경합주 라틴계 유권자층에서 예상 밖의 강세를 보여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이변’이 예고됐던 공화당 텃밭 오하이오·아이오와에선 개표 종반께 트럼프가 승리를 확정했다. 오하이오주는 1896년 이후 두번을 빼면 모두 최종 당선자를 맞힌 곳이다. 이번에도 숨어 있었던 ‘샤이 트럼프’가 상당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개표 상황이 진행될수록 2016년 대선 때의 충격을 떠올리게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과 NBC 뉴스는 지난달 29~31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이 52%, 트럼프의 지지율이 42%로 격차가 10%포인트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12개 경합주에서도 바이든이 51%로 45%인 트럼프를 6%포인트 앞선다고 밝혔다. 선거분석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바이든이 평균 7.2%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고 예측했고, 또 다른 선거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도 바이든이 백악관의 주인이 될 가능성을 89%로 봤다. 심지어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이 승리할 확률을 97%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확률은 3%로 내다봤다. 그러나 바이든에 유리한 우편투표 개표가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출구조사와 개표 상황은 조사기관의 예측과는 다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CNN·ABC·CBS·NBC 등 주요 방송사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여론조사업체 에디슨 리서치와 함께 출구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우편·사전투표 규모를 고려해 전화 인터뷰 등 보정 작업을 거쳐, 정확한 결과를 끌어낼 것이라고 밝혀왔다. 특히 올해 대선에선 지난 9월 이전 마음을 정한 유권자 비중이 4명 중 3명을 차지한 터라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결과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측은 예측일 뿐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대선의 여론조사가 이전보다 예측이 더 어려운 이유로 ‘모바일 시대’, ‘여론조사를 가장한 선거운동과 그에 대한 불신’, ‘코로나19’ 등을 짚었다. 물론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우편투표 결과에 따라 일부 지역의 경우 여론조사 예상이 적중할 여지는 남아 있다. 민주당 성향 유권자가 다수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 우편투표의 접수 시한이 선거일 뒤 며칠까지 연장된 주도 있어서, 최종 결과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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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2020 미국 대선 #여론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