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베팅이 성공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를 품는다. 쿠팡이 주도하던 이커머스 업계 및 국내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6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신세계와 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는 거래액 20조원에 이르는 국내 이커머스 3위 업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이커머스 업체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신세계 컨소시엄은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으나, 신세계 컨소시엄은 가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면서 롯데그룹은 고배를 마시게 됐다. 신세계가 제시한 인수 희망가는 4조 원 5천억 원, 롯데그룹은 3조 5천 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 측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는 5조 원이다. 지난 6월 7일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컨소시엄으로, 롯데그룹은 단독으로 참여했다. 

인수 주체는 신세계그룹 내 오프라인 쇼핑 부문인 이마트다. 매각 대상은 미국 이베이 본사가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다. 거래 금액은 약 4조원이다.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약 20% 가량의 금액을 책임질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지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00년 국내에 진출했다. 지마켓과 옥션은 오픈마켓 1, 2위 업체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사실상 이커머스 업계의 공룡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가 27조원으로 1위, 쿠팡이 22조원으로 2위,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으로 그 다음을 잇는다. 이마트의 거래액은 약 4조원이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24조원으로 쿠팡을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올라선다. 여기에 네이버까지 합치면 거래액 5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이커머스 연합이 탄생한다. 유통 라이벌 롯데그룹은 이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신세계는 장기적으로 온·오프라인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는 한때 시장점유율 70%가 넘는 업체였지만, 쿠팡과 티몬 등이 약진하자 성장세가 둔화됐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이베이코리아는 결국 매각에 나섰고, 10년여 만에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