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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코로나 검사라도 받게 해주세요" 아들 숨진 지 1년 7개월 만에 세상 뜬 故이치훈 어머니가 남긴 비통한 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사연이다

故이치훈 씨가 숨진 지 1년 7개월 만에 그의 어머니 정은영 씨가 세상을 떠났다.  
故이치훈 씨가 숨진 지 1년 7개월 만에 그의 어머니 정은영 씨가 세상을 떠났다.   ⓒ인스타그램

 

아들 이치훈❤ 과 엄마 정은영은 반드시 다시 만나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영원히 함께하겠습니다???? 

세상을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던 어머니가 아들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남긴 글이다. 아들은 예능 ‘얼짱시대’로 얼굴을 알린 뒤 유명 BJ로 활동한 故이치훈이고, 어머니는 10월 25일 별세 소식이 알려진 故정은영 씨다. 평소 아들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토로해온 어머니는 아들이 숨진 지 1년 7개월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10월 25일 故정은영 씨가 아들을 대신해 운영하던 故이치훈 인스타그램에는 ”매일매일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는 아들. 아무리 찾아다녀도 보이지 않는 아들. 현관 문을 열어보고 입구에 마중을 나가고 밤을 새우며 기다려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아들.... 그 아들을 어머니가 찾아 떠나셨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또한 ”기도해주세요. 아들 이치훈 영가와 엄마 정은영 영가는 반드시 다시 만나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행복하게 함께 하시기를. 마음 다해 기도해주세요???? 생전에 치훈이형 어머니께서 아들을 만나러 가게 되면 꼭 올려 달라는 글귀를 올립니다. 각자의 종교 안에서 마음 다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라고도 쓰여 있었다. 이들에겐 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

어머니가 대신 운영하던 이치훈 인스타그램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사진
어머니가 대신 운영하던 이치훈 인스타그램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사진 ⓒ인스타그램

故이치훈은 지난해 3월 19일 세균성 뇌염으로 인한 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이면에는 코로나19 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사연이 있었다. 

이치훈 어머니 故정은영 씨는 생전에 아들이 숨지기 직전 1주일 간 겪은 투병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정씨는 인스타그램 글에서 지난 2020년 3월 16일, 열이 많이 나고 구토 증세가 심한 아들을 데리고 강남의 한 대학병원에 갔는데도 코로나19 시국이니 코로나 검사를 다른 병원에서 받은 뒤 음성이라는 사실이 확인돼야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故정은영 씨가 아들을 그리워하며 남긴 글
故정은영 씨가 아들을 그리워하며 남긴 글 ⓒ인스타그램

정씨는 병원을 다시 옮기면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받기까지 시간이 더 지체될 테니 해당 대학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만이라도 받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병원 측은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고, 정씨는 그 과정에서 병원 관계자들을 붙들고 다음과 같은 말을 반복해야 했다. 

″우리 아들 신천지 아닙니다. 해외 안나갔어요. 대구 간 적 없어요. 외출은 한달에 2번정도였는데 2주 전 잠시 외출이 마지막이었어요. 확진자와 동선 겹치는 것도 없어요. 우리 아들은 코로나가 아닙니다. 24시간 붙어있는 나이 많은 제가 무사한 게 증거예요. 

우리 아들은 지금 많이 아픕니다. 입원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내일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하면 시간이 많이 지체되니 지금 여기서라도 코로나 검사를 해주세요. 그래서 음성이 나오면 내일 오전이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요.”

결국 모자는 해당 대학병원에서 쫓기듯 나와 집으로 돌아왔고, 그날 밤 아들은 정씨가 끓여준 죽을 먹지 못하고 바로 토해버렸다. 상황은 다음 날인 3월 17일이 되면서 더 악화되었는데,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에 가는 동안 아들 이씨가 혀가 굳은 듯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날 오후 5시 경부터는 체온이 급감하고 동공이 풀리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모친 정씨가 119를 불러 전날 간 대학병원으로 다시 가자, 병원 측에서는 그제야 CT촬영 등 검사 및 진단을 시작했다.

故정은영 씨와 故 이치훈 씨 생전 모습
故정은영 씨와 故 이치훈 씨 생전 모습 ⓒ인스타그램

이튿날인 3월 18일 오전, 주치의로부터 들은 말은 세균성 뇌염이라는 것. 주치의는 ”세균성 뇌염이다. 콩팥에도 염증이 있고, 폐에도 염증이 있다. 뇌는 모든 걸 관장하기에 매우 위험하다. 세균, 바이러스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날 아들은 소변줄을 끼우는 동안 너무 아팠는지 ”엄마, 엄마, 엄마!” 외쳤는데 그게 병원에서 한 처음이자 마지막 말이었다고 정씨는 전했다.  

익일 3월 19일 새벽, 자력호흡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심박수가 오르고 산소포화도가 낮아 수면상태로 기도삽관술을 시행하겠다는 통보를 들었고, 새벽 1시 30분 경 시도삽관 중 이씨에게 심장이 멈췄다며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4시 30분 경 보호자의 허락이 있어야 심폐소생술을 멈출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고, 5시 경 정은영 씨는 아들과 영원히 작별할 수밖에 없었다.

故이치훈
故이치훈 ⓒ인스타그램

 

정씨는 인스타그램 글에서 ”심폐소생술을 멈추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살려달라 애원했습니다. 가까이 가서 부르게 해달라했습니다. ‘훈아야..엄마 여기있어. 엄마 목소리 들리지? 아들아...제발 엄마 목소리 듣고 돌아와야 한다. 훈아야...어서 돌아와. 좀 더 힘을 내서 제발 돌아와...’ 다른 환자들 생각도 잊고 미친년처럼 고함을 질렀다”고 당시 정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침 5시 이미 뇌파는 안잡히고 심정지 상태가 오래됐는데 더 이상은 내 아들 몸에 손상만 더 한다고 소생술 중지에 동의해 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그렇게 금쪽 같은 내 새끼는 이 세상과의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아들 없이 사는 법을 모르는 엄마의 손을 놓아버렸습니다”라고 애끓는 심정을 밝혔다.  

故이치훈은 2009년 코미디TV ‘얼짱시대‘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이후 K STAR ‘꽃미남 주식회사’ 등에 출연한 뒤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했다. 故 이지훈 어머니 故 정은영 씨가 올린 투병기 전문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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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