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모유를 먹이는 조각상이 중국에서 결국 철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지시각으로 19일 중국 동부 저장성 후저우 잉판샨 공원에 있는 돌 조각상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각상은 고대 복장을 한 여성이 상의를 들어올려 한쪽 가슴을 내놓은 채 나이 든 여성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이다.
이는 ‘효도‘를 주제로 한 옛날이야기 중 하나를 차용했다. 당나라 때 한 여성 관료가 이빨이 다 빠져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시어머니에게 본인의 모유를 날마다 먹여 봉양했다는 이야기다. 민간에 전해지는 ‘효도’를 주제로 한 일화 24편을 수집해 편찬한 서적 ‘24효’에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이 책은 원나라 때 편찬됐다.
논란은 지난주부터 시작됐다. 한 관광객이 해당 조각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철거하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현대 사회에서 시어른에게 젖을 먹이는 여성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적절하다‘, ‘모든 전통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었다. 공원 측은 처음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이 아직 너무 어려서 효도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당국이 개입에 나섰고, 곧 당국으로부터 조각상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원나라 서적 ’24효’에는 요즘 기준으로는 납득이 안 되고 부적절하게 받아들여지는 일화가 많다. 한나라 때 한 남성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난에 빠져 어머니를 봉양하기 어렵게 되자 자신의 아들을 숨지게 하려 했다는 설화가 대표적이다. 이 남성은 ”아들은 다시 낳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다시 가질 수 없다”며 아들을 산 채로 땅에 묻으려 했다. 다행히 아들을 묻으려 판 구덩이에서 황금 단지를 발견해 아들을 살릴 수 있었고, 부도 거머쥐었다는 내용이다.
강나연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