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04월 21일 16시 55분 KST | 업데이트됨 2021년 04월 21일 18시 37분 KST

"시어머니에게 모유 먹이는 며느리가 효부?" 중국에서 마침내 철거된 조각상을 둘러싼 논란

이빨이 다 빠져 음식을 못 먹는 시어머니에게 젖을 물렸다는 일화를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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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에게 모유 먹이는 며느리를 형상화한 조각상이 중국에서 결국 철거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모유를 먹이는 조각상이 중국에서 결국 철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지시각으로 19일 중국 동부 저장성 후저우 잉판샨 공원에 있는 돌 조각상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각상은 고대 복장을 한 여성이 상의를 들어올려 한쪽 가슴을 내놓은 채 나이 든 여성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이다.

이는 ‘효도‘를 주제로 한 옛날이야기 중 하나를 차용했다. 당나라 때 한 여성 관료가 이빨이 다 빠져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시어머니에게 본인의 모유를 날마다 먹여 봉양했다는 이야기다. 민간에 전해지는 ‘효도’를 주제로 한 일화 24편을 수집해 편찬한 서적 ‘24효’에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이 책은 원나라 때 편찬됐다.

논란은 지난주부터 시작됐다. 한 관광객이 해당 조각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서 철거하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현대 사회에서 시어른에게 젖을 먹이는 여성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적절하다‘, ‘모든 전통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었다. 공원 측은 처음에 ”불만을 제기한 사람이 아직 너무 어려서 효도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당국이 개입에 나섰고, 곧 당국으로부터  조각상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원나라 서적 ’24효’에는 요즘 기준으로는 납득이 안 되고 부적절하게 받아들여지는 일화가 많다. 한나라 때 한 남성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난에 빠져 어머니를 봉양하기 어렵게 되자 자신의 아들을 숨지게 하려 했다는 설화가 대표적이다. 이 남성은 ”아들은 다시 낳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다시 가질 수 없다”며 아들을 산 채로 땅에 묻으려 했다. 다행히 아들을 묻으려 판 구덩이에서 황금 단지를 발견해 아들을 살릴 수 있었고, 부도 거머쥐었다는 내용이다. 

 

강나연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