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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너 정말 말랐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니까 제발 그만 좀 말해줄래?

나는 누구에게도 내 몸에 대한 의견을 구한 적이 없는데, 왜 사람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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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PeopleImages via Getty Images

″너 정말 말랐다!” 나는 항상 그 말을 듣는다. 친구, 가족, 지인, 심지어 낯선 사람조차도 내 몸무게에 대해 자유롭게 논평한다. 들을 때마다 난 매번 움츠러든다.

나는 이 글을 쓸까 말까조차도 한참 고민했다. 내가 내 몸무게에 관한 어려움을 말했을 때 쏟아진 피드백들은 항상 조롱의 경계를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왜 깡마른 소녀가 불평을 하는 건가?’ ‘다른 사람들은 너처럼 마른 몸을 가질 수 있다면 뭐라도 할 거야.’ 이런 말들은 문제가 있고, 더 나아가 ‘비만이 큰 문제라는 듯한’ 생각을 퍼뜨린다. 바로 마른 몸이 항상 좋고, 비만은 나쁘다는 생각 말이다.

나의 몸무게는 불안 증세들과 연관이 있다. 엄마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항상 음식을 잘 먹었었다. 나는 칼로리를 따져본 적이 없었고, 몸무게를 재보지도 않았으며, 전 세계가 젊은 여성들에게 강요하는 다이어트 문화에 굴복하지도 않았다. 고등학교 내내 운동을 했고 선천적으로 신진대사가 빨랐기 때문에 내 몸을 싫어한 적이 없었고 신체 중립성과 신체긍정성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유지했다.

 

‘산후 불안증’과 몸무게

하지만 딸의 탄생과 함께 불안감이 찾아왔고 상당한 체중 감소가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상이고, 내 걱정은 아기를 돌보는 일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며, 나의 극단적인 과욕은 모성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산후불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다.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느라 머릿속이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고, 그러는 사이에 내 마음은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내 산후 불안 증세는 생각보다 더 심해서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비극을 쉬지 않고 떠올릴 정도였다. 간단한 일조차도 잘못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했다. 내 불안의 무게를 짊어지고 딸아이를 돌보는 것도 너무 피곤했다. 나는 나를 돌아보는 일에 쏟을 에너지가 거의 없었다. 식욕도 없어졌고, 오랫동안 너무 바쁘고 벅찬 기분으로 내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지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게다가 2년 동안 모유 수유를 하면서 몸에서 빠져나가는 칼로리만큼 다시 채우기가 힘들어졌다.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산후 나의 몸매가 얼마나 말랐는지 칭찬했지만, 나는 남몰래 고통을 받고 있었으므로 전혀 도움이 안 됐다. 그래도 나는 말랐기 때문에 침묵을 지켰다. 세상은 내가 말랐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고 믿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꼭 딸처럼 작다’는 말도 들었다. 친구가 나를 보고 치즈버거를 먹어야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친구들과 외출하는 동안 하이웨이스트 청바지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받았고, 사이즈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 나는 대부분 불편하게 웃어넘기고 재빨리 화제를 바꾸곤 한다. 나는 내 몸을 대화의 주제로 삼는 게 싫다.

내 딸은 이제 3살이고 나는 45kg 이상을 유지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다. 가끔 거울을 보면 눈물이 난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 몸무게에 대해 언급할 때, 나는 우울해지곤 한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puhhha via Getty Images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갑자기 집에 갇혔을 때, 내 불안감은 증폭됐다. 나는 마땅히 먹어야 할 만큼 먹을 수 없었다. 걱정과 불안으로 너무 지쳐서 요리와 식사는 내게 너무 벅찬 일이었다. 단백질 쉐이크, 영양 바, 간식 등을 먹어보았지만 한동안 너무 힘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머무르며 ‘확찐자’가 됐다고 농담을 하는 동안 난 입맛이 생기길 기도했다. 그리고 봉쇄조치가 풀리면 만나게 될 사람들이 내 몸에 대해 평가할까 봐 두려워서 불안감이 더 심해졌다.

나는 건강이 몸무게와 동의어가 아니라는 살아있는 증거다. 우리는 누군가가 어떤 일을 겪고 있고 그것이 그들의 몸무게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다. 갑상선 또는 건강 문제부터 식욕을 억제해야 하는 약물, 섭식 장애에 이르기까지, 누군가가 살이 빠지는 데는 수많은 개인적 이유가 있다. 결코 가볍게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의 체중 감량이나 작은 체구를 칭찬하는 것은 해로운 일이고, 궁극적으로, 비만 공포증을 부추기는 일이다. 사람을 몸무게나 사이즈로 판단하는 잘못된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몸에 대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그들의 인생을 살게 두자. 제발 자기 일에만 신경 썼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야만 이런 잘못된 사회적 편견이 사라질 수 있다.

난 살면서 내 몸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의견도 물어본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다들 자유롭게 내 몸에 대해 의견을 말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누군가 내 몸무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지 않으며, 신경쓰지도 않는다. 우리 몸의 목적은 시각적으로 소비되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당신이 누구인지 잊게 하거나 당신의 몸이 충분히 아름답지 않거나 훌륭하지 않다고 믿게 만들도록 내버려두지 말라. 나도 아직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내 몸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다른 여성들이 그들의 몸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다른 사람은 상관하지 말길 바란다.

제발 내게 ”정말 말랐다”라고 말하지 말아라. 나도 너무 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작가 첼시 데수자(Chelsie DeSouza)의 기고 글을 번역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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