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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월 16일 14시 31분 KST

아카데미 후보 선정에 대한 스티븐 킹의 발언: “나는 예술의 문제에서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겠다”

Evan Agostini/Invision/AP

스티븐 킹이 본의 아니게 스스로를 할리우드의 다양성 문제의 일환으로 만들어 버린 것 같다.

1월 13일,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s Arts and Sciences, AMPAS)는 올해 아카데미상 후보 중 여성과 유색인종이 너무 적다는 가혹한 비난을(올해도) 받았다.

잇사 레이가 신랄한 한 마디를 덧붙여(“이 남성들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감독상 후보들을 소개하자, 트위터에서 #OscarsSoWhite2020 해시태그가 돌기 시작했다.

논란이 이는 가운데, 대작가 킹은 트위터에서 자신의 의견을 공유했다. 자신이 아카데미의 회원이며, 작품상, 각색상, 각본상에 투표한다고 밝히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내게 있어 다양성 이슈는 중요하지 않았다. 개인으로서의 배우와 감독에게 적용되는 것과는 달랐다. 그렇지만-”

다음 부분이 강렬했다.

“나는 예술의 문제에서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겠다. 오직 질만을 본다. 그러지 않는 게 내겐 잘못으로 느껴진다.”

킹에겐 비판이 해일처럼 쏟아졌다. 그리고 킹도 결국 비판자들의 논점에 수긍했다.

일어나서 명상과 스트레칭을 한 다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보려고 전화기를 집었는데 존경하는 사람이 너무나 후진적이고 무지한 트윗을 쓴 건 보고 다시 잠들고 싶어지는 순간.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실력주의는 게임이 공정할 때만 작동할 수 있다.

깊은 존경을 품고 하는 말인데, 이건 꽤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유색인종이 영화를 만들어도 질과 상관없이 백인 남성들로 구성된 기관들이 계속 간과한다면, 여기엔 내포된 편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이지만, 당신이 여성이거나 유색인종이었을 경우에 비해 더 쉬운 커리어 패스를 밟아왔다는 걸 당신도 인지하지 않는가?

백인 남성들은 질과는 상관없이 불균형적으로 다른 백인 남성들에게 보상을 준다.

질이 본질적으로 다양성의 정반대(백인성)로 프레임되어 있는 게 보이는가? 다양성은 부족함이 아니고 자선도 아니다. 스티븐 킹은 왜 이런 시상식들이 너무나 하얀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다.

스티브 킹은 ‘좋은 의도를 가진’ 수많은 백인들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 도널드 트럼프를 싫어하고 자신들은 좋은 사람들이며 동맹이라고 생각하고 등등 하겠지만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꼴이다. 현실은, 미국 백인 대부분은 흑인/갈색피부/퀴어에 대해 전혀 생각하거나 고려하지 않는다.

“나는 피부색은 보지 않아”라는 말과 비슷하고 그만큼이나 문제적이다.

잘못 이해했어, 스티븐

왜 미국과 유럽 영화 대부분은 남성 감독들이 맡을까? 남성들이 선천적으로 이 분야에 더 뛰어날까, 아니면 우리 사회에 모든 강력한 위치에 작용하는 불평등을 보여주는 걸까?

스티븐 킹이 무효화된 정확한 순간을 찾았다. 바로 여기다.

킹은 쏟아지는 반발 이후에 백인 남성이 아닌 아티스트들이 겪는 어려움을 인정하는 트윗으로 반응했다.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티브 종사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성, 피부색, 지향에 무관하게 모두 공정한 기회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그런 사람들의 대표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고, 예술계만 그런 것이 아니다.

게임에 참여할 수 없다면 상을 받을 수 없다.

2014년에 이어 2015년 아카데미에서도 배우 후보 20명 전원이 백인으로 구성되자 다양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에 따른 반발이 일자 며칠 뒤 아카데미는 2020년까지 여성과 소수집단 회원을 늘리겠다는 변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골든 글로브와 비평가 협회에서 ‘허슬러’로 후보에 올랐던 제니퍼 로페즈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는 뽑히지 못했다. 올해 ‘페어웰’로 역사적인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콰피나도 제외되었다. 에디 머피(‘내 이름은 돌러마이트’)와 루피나 뇽오(‘어스’)가 빠진 것도 충격이었다.

2년 연속으로 전원 남성만 선정된 감독상 후보에서 주목할 만한 제외 인물은 그레다 거윅(‘작은 아씨들’), 룰루 왕(‘페어웰’), 마리엘 헬러(‘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로렌 스카파리아(‘허슬러’), 엘머 하렐(‘허니보이’)이 있다.

2010년에 ‘허트 로커’로 캐서린 비글로우가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었으며, 그뒤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거윅은 감독 데뷔작 ‘레이디 버드’로 2017년 감독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 HuffPost US의 Stephen King On Oscars Nominees: ‘I Would Never Consider Diversity In Matters Of Art’를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