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12월 14일 11시 07분 KST

게이로 커밍아웃한 전직 축구 선수가 한 낯선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한 방법은 매우 특이하고 쿨하다 (ft. 문자메시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후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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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호주 축구 선수 스티븐 레이벗

전직 호주 축구 선수 스티븐 레이벗(44)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2008년 A리그 뉴캐슬제츠에서 뛰던 중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은퇴 후 게이로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시드니의 세인트빈센트 병원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스티븐은 재활 병동에서 환자들이 수술 후 회복하는 걸 돕고 있다.

그곳에서 스티븐은 이안 페이비(67)라는 신장 이식이 필요한 환자를 알게 됐다. 이안의 신장은 점점 망가지고 있었고 장기이식자 대기명단에 올라 기증자를 찾고 있었다. 두 사람은 낯선 사이였지만 우연히 이안의 사연을 알게 된 스티븐은 그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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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어느 날 이안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안은 시드니모닝헤럴드를 통해 2월 28일 매우 예상 못 하게 인생을 바꾼 문자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문자메시지는 매우 심플했다. ”나는 세인트빈센트 병원의 스티븐인데 당신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싶다. 부디 고려해 주길 바란다.”

핑크뉴스에 따르면 이안은 낯선이의 문자메시지에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그는 스티븐의 메시지에 바로 ”근데 누구세요?”라는 답장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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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레이벗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안은 처음에 스티븐을 믿지 않았다. 그는 장기이식 대기명단에 3년 동안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아내도 도우려 했지만 신장 이식 조건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스티븐의 신장은 완벽하게 이식 조건을 만족했다. 

이안은 스티븐의 도움으로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신장 이식 후 즉시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하며 ”스티븐은 항상 다른 사람을 돕는다”고 감사를 전했다. 

″수술 후 누워 있는 동안에도 누군가 나를 위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축구 선수였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난 럭비 팬이다. 내가 취향을 바꿔야겠다. 평생 그에게 감사할 거다.” 이안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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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일하는 세인트빈센트 병원

 

한편 스티븐은 축구 선수 은퇴 후 커밍아웃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커밍아웃만 하면 인생이 잘 풀릴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더 힘들어졌고 인생의 길을 잃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힘든 시기를 거쳐 2010년 현재 파트너 마이클 루터럴을 만났다. 

그는 병원에서 일을 시작하며 인생의 안정을 찾았다. 그곳에서 그는 이안을 보고 ”항상 긍정적인 이안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거의 말을 해보지 않은 낯선 사이였지만 스티븐은 ”그를 돕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내게 왜 그에게 신장을 기증했냐고 계속 묻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다. 그렇게 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믿었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