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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22일 14시 5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22일 16시 43분 KST

카카오택시는 삥을 뜯고 우버는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영혼이 없이 돈벌이만이 된 카피캣들을 이용하고 있다

huffpost

‘한국의 스타트업 은 미래가 없다’ 라는 제목으로 글을 적었었다.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이 ‘배달의 민족’이라니 말다했다면서 비하했고, 미국의 스타트업들 Facebook, Android, Pinterest, Instagram, Snapchat, Xamarin, Oculus, Fitbit, DeepMind, AirBnB, Uber 들을 추켜세웠다. 배달의 민족이 뭐가 문젠데? 미국은 뭐가 다른데? 하고 질문을 가진 분들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미리 얘기하자면 스타트업은 존경받을만 해야한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다. 나에겐 (경제적으로) 성공한 외삼촌이 있다. 지인 드립처럼 지루한 이야기가 없지만 내게 큰 도움이 된 이야기여서 굳이 한다. 외삼촌은 어쩌다 성공한 케이스가 아니였고, 보통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과는 반대로 ”사업은 돈으로 하는게 아니야. 머리로 하는거야.” 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데 그 말처럼 머리로 성공했다. 보다 큰 신사업으로 몇 차례나 연쇄성공을 지금도 이뤄가고 있다. 

명절에 만날 때마다 항상 나는 삼촌의 강연을 듣느라 정신이 없다. 너무나도 재미있다. 한번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Bright야 리니지가 왜 그렇게 전설적인 게임이 됐다고 생각하니?” 답을 맞추고 싶은 마음에 머리를 짜내어 답을 말했지만 답이 아니라고 한다.

현질.

삼촌이 말한 답은 바로 현질이였다. 에? 듣고도 뭔가 팍 오질 않았다. 이어지는 설명을 듣고야 아하! 이해를 했다. 사람들은 그들이 플레이한 것이 돈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경험이 임팩트가 컸던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돈을 벌기위해 리니지를 한것은 아니다(그런 사람도 있지만) 다만, 게임을 재밌게 즐기던 와중에 이게 돈도 됐던 것이고 실제로 현금으로 주머니에 주어지기 까지 한 것이다.

삼촌은 말하길, 사회의 현상들을 볼 때 풀어지지 않는 문제도 ‘돈’을 엮어서 같이 생각을 하면 반드시 답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업은 딱 두가지라고 한다. (IT서비스에 국한될 수 있겠지만.)

돈을 내던 것을 안 내게 해주거나, 돈이 안 되던 걸 돈이 되게 해주거나

이 말을 듣고 카톡과 리니지를 바로 떠올렸다면 감이 좋은 사람일 것이다. AirBnB까지 바로 생각이 연결되었다면 흠, 멋지다. 나는 이 말을 듣고나서 감탄을 했다. 와, 이렇게 명쾌한 해설은 처음본다! 단 두 마디로 속이 시원해지는 마음이었다. 그렇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한 후에 돌풍을 벌이고 있는 사업들을 보면 위의 두가지 중 하나에 꼭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문자료를 안 내게 해준 카톡은 국민앱이고, 부동산 중개를 통하지 않게 한 직방이 떴고, 변두리에 있어서 검색이 잘 되지않던 모텔은 여기어때로 제2의 기회를 얻으려 하고있다. 이같은 방법으로 성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을 끝도없이 나열할 수 있다.

여기에서 나는 화제를 전환하고 싶다. 돈 얘기로 끝까지 이어가고 싶지 않다.

해외에서부터 돌풍을 일으키는 신생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 비전이 사람들의 바람과 잘 맞아떨어지면, 열광하며 동참하고, 그런 곳을 우리는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정말 스타트업인가? 그렇지 않다. 무늬만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은 존경받을만 해야한다.
불가능한 일이 가능케 되어 내 삶이 바뀌어야 한다.

다시 한 번 스타트업의 정의를 가져오자면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고성장 고리스크를 가진 초기창업회사’ 이다. 거기에 서두에 밝힌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서 스타트업은 존경받을만 해야한다. 바꿔말하면 불가능한 일이 가능케 되어 내 삶이 바뀌어야 한다.

카톡과 애니팡이 존경스러운 사람이 있는가?

사람들의 생활환경이 데스크탑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카톡과 같은 소위 ‘새로운 강자‘들이 나타났다. 문제는 그들 ‘새로운 강자‘들이 대개 ‘기존의 니즈’를 활용하여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전혀 새롭지 않다. 플랫폼의 변화에 따라 원래 말하기 좋아하는 습성이 네이트온에서 카톡으로 왔고, 사고자 하는 생활이 옥션/지마켓 에서 쿠팡으로 왔고, 애니팡 등등 이 생겨났을 뿐이다. 속도와 실행력은 본받아야 마땅하지만 존경스럽진 않다.

2011년에 1년간 뉴욕 맨하탄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delivery.com 이라는 것이 있어서 도시안의 모든 음식점에서 배달음식을 배달해 먹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다. 사실 너무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한국에선 이를 똑같이 한 배달의민족이 마치 대단한 것인양 치켜세우고 그들 또한 연신 브랜딩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 쏘뱅이 큰 투자를 할만큼 시장과 사업력이야 검증된 아이템이다. 그러나 배민이 없었을때도 우리는 치킨 짜장면 잘만 시켜먹었다. 배민이니 요기요가 서로 싸움하는 통에 안그래도 바쁜 치킨집 더 괴롭다. 핫해진 소위 O2O는 갈수록 가관이다. 심부름을 해준다며 하인을 양성하는 띵동이나, 구두를 직접 수령해서 닦아서 가져다 준다는 등 현혹하는 마케팅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그런일은 본인이 직접 하도록 놔둬라. 외주직원들을 혹독하게 부려 최고의 A/S 를 자랑하는 삼성전자와, 경쟁업체 이겨먹겠다고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는 로켓배송으로 안 그래도 바쁜 기사들을 더 졸라매는 쿠팡이 다른 것이 무엇인가, 다음 날 배송도 충분히 고맙고 대단하다. 더 큰 문제는 여기에 카카오라는 IT공룡까지 O2O라는 이름으로 대거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 이발소니 카카오 XXX 등등.. 아하! 그들의 경쟁상대는 세계가 아니였던 모양이다. 난 이들을 존경하지 않는다.

Facebook 은 세계의 친구들과 나를 이어줬다. 박근혜를 탄핵시켰고, 100만 촛불을 세계에 알려줬다.
Android는 애플의 독점을 막고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Pinterest는 아티스트들에게 훌륭한 도구와 인사이트를
Instagram은 스타들을 낳았고, 일반인들을 사진가로
Snapchat은 부모들이 하는 페북을 벗어나 10대들의 놀이터를
Xamarin은 원코드로 모든 플랫폼의 앱개발을
Oculus는 VR의 놀라운 가상현실을
Fitbit은 건강한 삶을
DeepMind는 인류최강을 이기는 인공지능의 무서움을
AirBnB는 주부를 호텔 호스트로, 여행객에게는 현지문화를
Uber는 일반인이 택시드라이버를
가능케 해줬다.

CES2017 부스참가로 올비를 소개하기 위해 방문한 라스베가스에서 만났던 AirBnB호스트와 Uber 드라이버들은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AirBnB를 이용해 자기집을 개조해 10명이상의 방문객을 재워주고 매일밤 이들을 거실에 불러 세계각국의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는 현지 아주머니는, 호스트가 된 자신의 삶이 너무나도 즐거워졌다고 한다. 우리도 너무 즐겁다! 행사장으로 데려다줬던 Uber 드라이버는 Uber덕분에 가족의 생계를 살리게 되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한다. 

Bright Lee

이들이 존경스럽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이제 성공한 스타트업의 CEO들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셀레브리티 그 이상이 되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주커버그가 한국에 와서 강연을 한다고 하면 10만명은 손쉽게 모이지 않을까?

그런데 세계가전을 이끄는 삼성전자 이재용이 강연한다고 하면 얼마나 모이겠는가, 이때껏 강연 한번 한적도 없겠지만 발표 제목은 또 뭘로할지 궁금하다. 뭘로 정하든 실소를 자아낼 것 같다. 누가 과연 주커버그처럼 할 수 있을까? 이해진 의장 정도인데 네이버는 그동안 너무 현실적으로 플레이 해왔으며 (그들의 이익을 위하여) 정부 편에 있었다. (한국 게임계를 평정한) 대단한 김정주도 코흘리개 삥뜯었다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최근엔 넥슨 주식 뇌물혐의까지 있었다. 결론은 무죄. (어이쿠야)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갖지 못했다. 롤모델을 갖지 못했고 성공신화가 너무 적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세계의 우수한 서비스라는 경쟁자를 갖지 못했다. 전세계인들이 진작부터 사용하는 페이팔 결제는 한국에서 규제에 의해 철수해 버렸고, 위에 설명한 AirBnB와 Uber도 마찬가지로 규제로 인해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서비스 중 국내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 해외에서 검증된 서비스는 국내 기업에 의해 재창조되어 규제를 통과한다. 그렇게 우리는 영혼이 없이 돈벌이만이 된 카피캣들을 이용하고 있다. 이놈의 공인인증서는 언제까지 못생긴 USB에 담아서 갖고다녀야 하며, Active X의 보안 플러그인은 언제까지 설치하고 있어야할것인가 분노가 치미는것도 이제는 지쳐버렸다. 우버는 카카오택시로 변하여 들어왔고 자선사업을 하듯 수수료를 전액 부담한다는 발표를 했다. 문제는 그들이 자선사업가가 아니라는데 있다. 막대한 운영비용을 때가되면 어떻게든 회수하려고 할 것이다. 카카오는 믿고 있다. 이전에 카톡 초창기 서버 운영비가 막대하여 곤란했지만, 캔디크러쉬사가의 카피캣 애니팡의 하트판매나 모두의마블 주사위 판매 삥뜯기로 막대한 수익을 내며 역전시켰던 역사가 이번에도 일어나리라 믿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 Echo

출시 2년만에 아마존의 음성비서 Echo는 500만대(현재는 1000만대가 넘음)가 판매되었다. 이 판매량을 보았을 때 경악했고 믿지 못했다. CES를 하기위해 미국에 갔을때, 사람들이 에코를 자유자재로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 전까지. 미국의 가정은 이제 알렉사와 말하고 있다. 요리를 하며 알렉사에게 말을 걸어 음악을 틀고, 잠자리에 누워서 불을 끄고. 그런데 이제 알렉사는 SKT의 ‘누구’라는 카피캣으로 변해서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알렉사는.... ”누구?” 나는 알렉사를 만나고싶다.

카피캣의 세상. 세계와 경쟁하지 못하는 현실

지난 10년이 앱스토어의 시대였지만, 그동안 미국 앱스토어에서 선전했던 한국의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플릭홈런, Jellybus의 Moldiv, Com2us의 서머너즈 워, 레트리카, Snow 정도.

우리에게 미니홈피를 선물해줬던 싸이월드같은 서비스를 다시 만나고 싶다.

* 추가
생각보다 글이 많이 퍼지게 되면서 많은 우려와 비판의 의견들을 주셨습니다. 대부분의 의견들이 맞는 지적들을 해주신 것이라 먼저 불편함을 드린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이야기는 드리고 싶습니다.

똑같이 구리구리한 해외의 기업들을 천사같이 포장을 하고 국내의 좋은 비전을 갖고있는 업체들인데도 비하를 하여 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 하신 데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갖고 적은 것이 맞습니다. 또 (귀납적으로 이야기를 풀지 않고)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오면서 말하고 싶던 개인적인 생각을 먼저 정했고 그에 따른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풀어갔는데 그 과정에서 근거가 매우 빈약하고 편파적인 점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어떤 회사도 약점에 대해서 자발적으로 고백할 회사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나름의 개인적인 비평적 기준을 갖고 개인적인 평가를 시도해 본 것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에 대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였던 것이 글을 적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카톡이나 배민을 예로 들면서 기존의 니즈를 갖고 새로운 강자가 되었다고 문제제기 한것에 대해서는, 네 그것이 전혀 문제는 아닙니다. 또 모든 회사가 혁신성, 새로운 가치 만을 가져야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실제로 카카오택시나 배민으로 인해 보다 편한 삶을 살게 된 것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는 없습니다. 다만 제 기준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회사들이 더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적은 것입니다. 카톡이나 배민은 그들이 아니였어도 (자연스럽게) 누군가는 성공시켰을 사업이라고 생각하기에 제 기준에서는 낮게 평가가 되기에 그렇게 비평을 하였습니다.

저 또한 개인 개발로 시작해서 큰회사, 작은회사, 현재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카피캣을 만드는데 일조하면서,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 자체는 카피캣이든 새로운 것이든간에 매우 힘겨운 과정이 수반되는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본 글에서는 그런 노력에 대해서는 배제하였습니다.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등등 얼마나 이슈가 될 부분이 많고 구린 점들이 많은 회사인지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그들이 말하는 비전이 원래 있던 것인지, 성공한 후에 지어진 탄생설화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한번 정해서 말한 가치에 대해서 걸어가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합당하다고 생각되어 높이 사고 싶기에 부정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본글에서는 배제하였습니다. 존경이라는 단어를 적음으로서 도덕적인 느낌을 준 것에 대해서는 오해를 드려 죄송하지만 도덕적인 측면을 가지고 존경이라는 단어를 적은 것은 전혀 아니였습니다.

* 필자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