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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에 뜬 스타벅스… ‘카공족과의 전쟁’ 자신감?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스타벅스 노량진역점 앞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 등 고객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스타벅스 노량진역점 앞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 등 고객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한겨레

‘공시생’들의 성지 노량진에 ‘별’이 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2일 서울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4번 출구 앞에 278㎡(84평), 2층 규모의 스타벅스 노량진역점을 오픈했다. 스타벅스가 노량진 학원가에 문을 연 건 1999년 한국에 진출한 뒤로 처음이다.

이날 아침 스타벅스 노량진역점 앞에는 개점시간인 7시가 되기 전부터 공시생 등 50여명이 줄을 서 대기했다.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한다는 이수연(27)씨는 “주변에서 스타벅스 기프티콘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그동안 학원 주변에 스타벅스가 없어 불편했다”며 “생활 반경 주변에 스타벅스가 생겨 반갑고 매장이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440개로 서울특별시 면적 1.38㎢ 당 한 곳 꼴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몇 년간 연평균 100개 이상 신규 매장을 열며 빠른 확장세를 보였지만, 공무원 수험생 등 20~30대가 밀집한 노량진 상권만큼은 예외였다. 이 때문에 그동안 스타벅스가 카페에서 장시간 공부를 하는 ‘카공족’을 우려해 노량진 진출을 꺼렸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실제 이날 개점한 스타벅스 노량진역점 1, 2층 매장 좌석 100개 가운데 콘센트 사용이 가능한 좌석은 4개 뿐이다. 노트북을 펴고 ‘인강’을 듣는 카공족들을 제한하려는 의도 아니냔 ‘썰’이 나올 수밖에 없는 공간 배치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쪽은 “과거부터 노량진 출점을 고려했지만 공간 규모나 임대료 등의 조건이 맞지 않아 입점을 못했을 뿐, 카공족 때문에 매장을 내지 않았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시간 매장 이용 손님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콘센트 좌석을 최소화했지만 상황에 따라 늘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변 상권에선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메리카노 점보사이즈(800~900㎖) 기준 1500~2000원대의 저가 커피 시장이 형성된 노량진에서 스타벅스의 등장은 새로운 경쟁 환경이 등장한 셈이기 때문이다. 한 카페 상인은 “이 동네는 비슷한 가격, 비슷한 맛의 가게들이 한정된 수요를 놓고 ‘나눠먹기’를 하는 상권이라 같은 업종이 하나 더 생기면 곧바로 손해가 나는 구조”라며 “더군다나 저가 커피와 차별화되는 스타벅스가 들어왔으니 손님이 줄어드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노량진역점의 오픈 첫 고객이었던 ‘공시족’ 강아무개(25)씨는 “스타벅스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카페에서 공부를 해볼까 기다렸다”면서도 “최근 노량진 학원가에 저렴한 비용으로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가 많이 생겨 특별한 메리트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이 문을 연 오전 7시부터 12시께까지 매장 좌석은 여유로운 편이었다. 스타벅스 노량진역점 관계자는 “어느 매장이나 오픈 첫 날은 평소보다 방문 고객이 많다”며 “노량진역점도 다른 곳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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