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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05일 11시 54분 KST

"그 이후 여자배구 팬 되었다" 10대 시절부터 김연경 지켜본 김진구 박사가 기억하는 '소름 돋는 순간' (ft. 식빵)

없던 애국심마저 끓어오르게 만드는 김연경.

뉴스1/SBS뉴스 캡처
신인 시절 김연경 / 도쿄올림픽의 김연경 / 피멍이 든 김연경 허벅지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Toru Hanai via Getty Images
7월 27일 케냐전의 김연경 

10대 시절부터 김연경을 지켜봤던 김진구 한양대 명지병원 병원장이 김연경 선수와의 일화를 소개했는데, 내용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무릎 질환과 스포츠손상 전문가인 김진구 박사는 배구 대표팀이 세계 4위인 터키를 꺾고 4강에 진출한 4일 김연경 선수가 10대 시절부터 무릎 부상에 시달려왔으나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왔다며 관련 일화를 소개했다.  

KBS N SPORTS
어린 시절의 김연경 
KBS N SPORTS
2005~2006 시즌 5관왕 수상 당시 

김 박사는 페이스북에서 ”김연경을 처음 진료실에서 본 건 15년 전, 18세의 나이였다. 신인 선수지만 이미 스타가 된 이 친구는 점프, 착지를 할 때마다 아파서 뛰기 힘들 정도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약도 처방해주고, 강력한 소견서도 써주어 휴식을 취하게 조치를 하였고, 중대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재활 치료를 최소 6주간 하기를 권장하였다”는 김 박사는 ”그런데 며칠 후 TV를 보니 (김 선수가) 소리를 질러가며 멀쩡하게 뛰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김 박사는 ”그것도 그냥 뛰는 게 아니라 그 선수 하나 때문에 인기도 없던 여자 배구가 인기스포츠로 올라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라며 ”매 시즌마다 최소 두세번은 병원을 찾는 김연경은 내게는 응원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환자였다”고 털어놓았다. 

Toru Hanai via Getty Images
7월 31일 한일전 
Toru Hanai via Getty Images
4일 터키전 

그러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소집되었던 김연경이 무릎 수술을 받았던 당시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김 박사는 ”(김연경의) MRI를 보니 우측 무릎 관절 안 내측 반월상 연골이 파열되어 무릎 안에 조그만 덩어리가 걸려 있었고, 수술이 불가피하였다”라며 ”(김연경은) 자기가 있어야 대한민국이 본선 진출을 할 수 있다는 책임감에 불타 있었다”고 전했다.

 

″언제나 아팠다”는 연경신 

당시 ‘부상이 심하니 치료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라는 말에 김연경 선수가 내놓은 답변은 ”아, 식빵~~ 저는 대한민국 선수란 말이에요.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해요. 아픈 건 언제나 그랬단 말이에요.”.

김 박사는 ”아직도 이 선수의 그 단순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김연경은 누구보다 프로답고, 그렇게 머리를 굴리게 단단히 훈련이 되어 있었다”라며 ”결국 김연경은 혼잣말로 들리지 않게 ‘식빵 식빵’을 외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정말 조용히 흘리고는 수술 동의서에 싸인을 하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 조용한 눈물. 그후로 난 김연경이 눈물을 보이거나 누구 탓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며 ”김연경이 며칠 입원한 덕에 대한민국 모든 여자배구 선수들을 다 본 것 같고, 난 그 후로 여자배구 팬이 되었다”라고 고백했다.

김 박사는 예선 통과도 어렵다는 예측을 깨고 4강에 진출한 이번 대표팀을 바라보며 ”결과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라며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김연경 선수를 위해 박수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