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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의 가혹행위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한체육회·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모두 쉬쉬하려 했다"

일명 ‘철인 3종 경기’라고 불리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의 가혹행위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YTN에 따르면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긴 뒤 세상을 떠났다. ‘그 사람들’은 최숙현 선수가 이전에 몸담았던 소속팀 경주시청 관계자들이다.

매체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수년간 최숙현 선수가 당한 언어적, 물리적 폭행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훈련일지 곳곳에는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고, 바라는 몸무게로 다 뺐는데도 욕을 여전히 먹는다, 차에 치이든 강도가 찌르든 죽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용 의원이 공개한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카카오톡 내용.
이용 의원이 공개한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카카오톡 내용. ⓒ뉴스1

최숙현 선수는 생전에 가혹행위를 이유로 전 소속팀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밝힌 바에 따르면, 최숙현 선수는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과 폭언에 대한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역시 진정서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사후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경북체육회는 오히려 선수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하려 했으며, 경주시청은 부친이 제기한 민원에 ‘그냥 고소하라’고 으름장을 놨다”라며 ”경주경찰서는 무성의하게 조사하고 검찰에 이첩시켰다. 그 누구 하나 나서서 바로잡지 않고 쉬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촉구한다. 같은 체육인으로서 참기 힘든 분노를 느낀다”며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관계기관들에 대해서도 진상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 의원.
이용 의원. ⓒ뉴스1

한편 해당 사건이 알려진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숙현 선수를 언급한 국민청원이 2건 게시됐다. 이는 모두 최숙현 선수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최숙현 선수가 당한 가혹행위 사례로는 ▲경주시청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어치의 빵을 먹게 한 것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폭행 ▲체중 조절 실패시 3일 간 굶게 한 것 ▲슬리퍼로 뺨을 때린 것 등이 포함됐다.

현재 두 건의 청원에는 각각 1만3000여명, 25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이 사건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공유되며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동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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