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통 과정에 은근슬쩍 계열사 끼워 넣어 부당이익 챙긴 SPC를 고발했다

SPC 계열사 삼립은 빵 유통 과정에 별다른 역할 없이 들어가 이윤을 남겼다.

 

 

SPC그룹 사옥
SPC그룹 사옥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제빵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SPC 계열사의 이른바 ‘통행세’ 징수 구조에 철퇴를 내렸다.

공정위는 29일 SPC그룹이 계열사인 SPC삼립(삼립)을 장기간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 경영진 및 법인을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2011년 샤니가 판매망을 삼립에 저가로 양도하고 삼립이 샤니의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삼립-샤니’ 간 통행세 구조가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양산빵 시장 점유율 및 인지도 1위는 샤니였지만 삼립을 중심으로 판매망 통합이 진행됐으며 양도 가액을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상표권을 제외하고 거래를 진행했다.

이후 삼립은 샤니로부터 매입한 양산빵을 높은 마진으로 전량 외부에 판매하면서 영업성과 개선에 따른 주가상승 등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었지만 샤니는 0.5% 내외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삼립에 양산빵을 공급하는 제조공장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또 SPC는 파리크라상·샤니 등이 보유하던 밀다원 주식을 삼립에 저가로 양도하는 수법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면서 통행세 구조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SPC그룹 '통행세' 부당 이득 취득 과정
SPC그룹 '통행세' 부당 이득 취득 과정 ⓒ공정거래위원회

 

2012년 파리크라상과 샤니는 각자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정상가격(404원)보다 현저히 낮은 주당 255원에 삼립에 양도해 삼립에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공정위는 삼립이 밀다원 주식을 100% 보유하는 경우에는 밀다원이 삼립에 판 밀가루 매출이 과세대상에서 제외됨을 노리고 이를 실행한 것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계열사간 통행세 거래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파리크라상, SPL, BR코리아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밀다원, 에그팜 등 SPC의 8개 생산계열사가 생산한 제빵 원재료와 완제품을 삼립을 통해 구매하면서 총 381억원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삼립은 생산계획 수립, 재고관리, 가격결정, 영업, 주문, 물류, 검수 등 중간 유통업체의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지만 제빵계열사들에게 ‘통행세’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삼립이 제공받은 이익 규모가 4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장기간 통행세거래로 삼립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증가하고 주가도 상승했지만 3개 제빵계열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소비자가격이 높게 유지돼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와 함께 파리크라상, SPL 등 계열사와 총수 및 경영진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뉴스 #공정거래위원회 #s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