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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가 이탈리아와 한국의 서로 다른 코로나19 대응을 조명했다

한국은 공격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한 반면, 이탈리아는 '이동 통제'에 초점을 맞췄다.

  • 허완
  • 입력 2020.03.13 16:22
  • 수정 2020.03.14 10:36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의 빌딩에 임시로 설치된 시설에서 검사를 받기 위한 대기줄이 형성되어 있다. 2020년 3월10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의 빌딩에 임시로 설치된 시설에서 검사를 받기 위한 대기줄이 형성되어 있다. 2020년 3월10일. ⓒJUNG YEON-JE via Getty Images

″두 나라 모두 1월말에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한국은 22만건 넘는 검사를 실시해 8000여건에 이르는 확진자 중 67명이 사망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규모가 특정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7만3000건 넘는 검사를 벌여 1만5000건 넘는 확진자들 중 1016명이 사망했다.”

로이터가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비교하며 두 나라의 상반된 방역 조치 및 그 결과를 분석한 기사를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에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두 나라의 사례는 현재 확진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 임박할 문제들을 보여준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콜센터가 있는 빌딩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3월10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콜센터가 있는 빌딩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3월10일. ⓒJUNG YEON-JE via Getty Images

 

이탈리아는 초기에 광범위하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지만 현재는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예전처럼 수천건의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이동 통제로 방역대책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

반면 한국은 ”비슷한 규모의 발병 사태에서 다른 대응을 취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계속해서 다수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휴대폰 기지국 자료와 위치추적 정보를 활용해 ”마치 탐정처럼” 감염 위험을 추적하고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는 ”전염병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확진자 및 사망자) 숫자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극적으로 다른 결과가 한 가지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준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즉,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데 있어서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검사가 강력한 도구라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글로벌개발센터 선임연구원 제러미 코닌딕은 광범위한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 규모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검사를 대거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실시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3월13일 0시)까지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검사건수는 24만건을 넘어섰다.
현재(3월13일 0시)까지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검사건수는 24만건을 넘어섰다.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이후 한국 정부가 제도를 손질해 환자와 의심환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 및 공개할 수 있도록 했고, ”증상이 매우 약하거나 심지어는 증상이 없어도” 대규모의 검사를 실시해왔다는 점도 언급됐다.

로이터는 한국의 보건당국이 확진자에 대해 “CCTV 자료, 휴대폰 및 차량의 GPS 추적 데이터, 신용카드 거래내역, 출입국 정보, 그밖의 개인정보”들을 수집해 공개하는 덕분에 확진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모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방역요원들이 서울 지하철역에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년 3월13일.
방역요원들이 서울 지하철역에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년 3월13일.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이탈리아의 경우, 사태 초기에는 현지 보건당국이 증세가 없는 사람을 포함해 공격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며 확진자 숫자를 발표했다. 그러나 ‘마티아’로 알려진 38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탈리아는 방침을 바꿨다. 증세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 

이는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 의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의료시설 등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이탈리아 당국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증상이 없는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전파시킬 수 있다는 위험이 수반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민주주의 국가인 두 나라의 사례는 다량의 검사를 실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다른 국가들보다 늦게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같은 국가들에게 ”유용한 케이스 스터디”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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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