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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 13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2월 29일 14시 14분 KST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정부를 거치면서 또 후퇴했다 (정부안 비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안에서 상당 부분이 삭제되거나 완화됐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 참석을 마치고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재정을 위해 단식 투쟁중인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1대 국회 개혁입법의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28일 정부의 수정안으로 국회에 제출됐다. 그동안 경영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맞붙었던 인과관계 추정 조항은 삭제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법 시행 적용을 4년 유예하는 것은 물론 50명 이상~100명 미만 사업장 또한 2년 유예하는 내용 등이 담겨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법안소위를 열어 이 정부안을 놓고 심사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대재해법에서 논란이 됐던 쟁점 대부분은 명확성이 부족하거나 포괄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정부는 박주민 의원 법안 중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4년 유예한다’는 부칙을 살리면서 5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2년 유예하자는 대목을 추가로 담았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규모, 사망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검토가 필요하며 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노동관계법률에서는 기업의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의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유예도 반대해왔던 터라, 유예 대상을 더 넓힌 정부안에 대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중대재해법 정부 수정안

 

인과추정 조항은 아예 삭제됐다. △사고 이전 5년간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수사기관 등에 의해 3회 이상 확인되거나 △사업주가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등 사건 은폐를 지시한 경우에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조항인데, 법무부는 이에 대해 “형사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했다.

정부는 또 사업주나 법인, 기관이 제3자한테 임대·용역·도급을 행한 경우 제3자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공동으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지도록 하는 조항 중 임대·용역의 경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사업주나 법인 또는 그 기관이 그 시설, 설비 등을 소유하거나 그 장소를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한하도록 단서 조항을 달자고 제안했다. “자기책임 범위를 넘어 형사처벌 대상자의 범위가 확장될 우려가 있으므로 도급인 또는 임대인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경우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게 고용노동부 설명이다.

뉴스1
故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열릴 예정인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연내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찬반이 일었던 공무원 처벌 특례 조항에 대해 법무부는 수정 의견을 냈다. “(공무원이) 결재권자인 것만으로 안전·보건의무 위반 사항을 지휘·감독할 실질적인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형법상 직무유기죄에 해당하는 경우에 본 법으로 처벌하는 것으로 수정”하자는 제안이었다.

정부안은 또한 손해배상의 책임을 손해액의 5배로 ‘한정’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박주민 의원 안에는 배상액을 “손해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저한도”로 한다고 돼 있었지만, 정부는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의견을 냈다. 법무부는 “5배 이상은 현행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된 경우들에 비해 상당히 과중한 점을 감안해 상한 5배 이하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