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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부족 현실화: 경기도에서 자택 대기 중인 확진자만 300명대다

"하루에 생활치료센터를 하나씩 개소해도 (확산세를) 따라가기 힘들다" - 서울시장 권한대행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15명 나와 이틀 연속 600명대를 이어갔다. 전례 없는 규모의 대유행으로 접어든 가운데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증세가 악화한 환자가 중환자 병상으로 전원되지 못했고, 경기도에서는 병상 배정을 기다리며 집에서 대기하는 확진자가 300명을 웃돈다. 급기야 서울시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의 빈 공간에 컨테이너 병상을 설치해 확진자를 받기로 했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밤 국립중앙의료원 공동상황대응실은 상태가 악화한 코로나19 환자를 중환자 병상으로 옮겨야 한다는 요청을 받았지만, 전원에 실패했다. 3차 유행이 시작된 뒤 수도권에서 중환자 병상 전원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쪽은 “(중환자 병상으로 못 옮기게 되면) 다행히 증상이 다시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계속 악화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어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수본 집계를 보면, 6일 기준 즉시 입원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45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인천이 5개씩, 경기가 1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실제 입원이 가능한 수도권 중환자 병상은 0개였다. 중수본은 병원 쪽이 제출하는 병상 수를 단순 집계하고 있어 실제 가용 여부는 다른 경우가 많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행정적으로는 즉시 가용 병상으로 자료가 제출됐더라도 당장 환자를 받을 여건을 갖추지 못한 병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민간 상급종합병원들이 중환자실을 더 열어줘야 현재 유행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중수본은 제대로 상황 파악도 못 하고 있는 상태다. 박미라 중수본 환자병상관리팀장은 “서울 지역의 병원들에서 왜 전원이 어려웠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에크모(ECMO·인공심폐장치)나 산소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는 126명으로, 2주 전(81명)보다 45명 늘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전날 “운영 중인 177개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15일까지 274병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진은 중환자 병상뿐 아니라 일반 병상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고 호소한다. 경기도에서는 자택 대기 중 환자가 이날 0시 기준 366명으로 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20~30명 정도가 병상 대기 상태로 집계됐다. 특히 366명 가운데 76명은 고열 등 증상이 있거나 의료진의 지속 관찰이 필요한 임신부나 어린이, 투석이 필요한 환자 등이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지난 5일부터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확진자들도 집에서 대기하기 시작했다”며 “같은 날 기준 경기도에서 병상에 입원한 확진자는 622명이고, 생활치료센터(711명)와 자택 대기 환자의 비중이 전체 격리 환자의 68.4%로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차 경험에 비추어 병원에 입원한 환자 비중이 40%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날 기준 서울시는 1093개 일반 병상의 가동률이 87.65%에 이르고, 경기도는 630개 중 87.14%가 가동 중이다. 의료계는 산술적으로 병상 가동률이 85%를 넘으면 인력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한계 상황으로 본다. 이에 서울시는 시립 동부병원 81개 병상을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는 등 107개 병상을 추가 확보하고, 시립병원 유휴공간에 컨테이너를 활용한 임시병상을 설치해 150개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루에 생활치료센터를 하나씩 개소해도 따라가기 힘들다”며 “일부 전문가들이 자택 격리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사태만은 막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격리 해제(퇴원) 기준을 완화해 병상 회전율을 높이는 대책을 내놨다. 무증상 환자는 확진 뒤 10일 동안 증상이 없거나 확진 7일 뒤 검사에서 24시간 간격으로 두번 연속 음성이면 해제됐지만, 앞으로는 7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유증상 환자도 발병 10일 뒤 발열 없는 호전된 상태 기간을 72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고, 7일 경과 전이라도 24시간 간격 2회 연속 음성이면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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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