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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는 코끼리 똥으로 만든 술이 있다

과학자 부부가 독특한 풍미를 지닌 진을 만든다

Elsabe Hanekom takes part in a gin tasting session at the Botlierskop Private Game Reserve, near Mossel Bay, South Africa, Monday, Oct. 23, 2019. After about five sizeable bags of dung are collected for a batch of 3,000 to 4,000 bottles of the gin, the droppings are dried and crumbled, then washed to remove dirt and sand. Eventually only the remains of the fruits, flowers, leaves and bark eaten by the elephants are left behind. (AP Photo/Denis Farrell)
Elsabe Hanekom takes part in a gin tasting session at the Botlierskop Private Game Reserve, near Mossel Bay, South Africa, Monday, Oct. 23, 2019. After about five sizeable bags of dung are collected for a batch of 3,000 to 4,000 bottles of the gin, the droppings are dried and crumbled, then washed to remove dirt and sand. Eventually only the remains of the fruits, flowers, leaves and bark eaten by the elephants are left behind. (AP Photo/Denis Farrell) ⓒASSOCIATED PRESS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셀 베이(AP)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끼리 똥을 사용해 진을 만드는 제조자들은 관심을 끌기 위한 얕은 수작이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인들로부 진(Indlovu Gin)을 만든 레스 앤슬리와 폴라 앤슬리 부부는 1년 전 코끼리가 다양한 과일과 꽃을 먹지만 3분의 1도 채 소화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나서 이 방법을 착안했다고 한다.

“그 결과, 코끼리 똥에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식물이 포함되어 있다.” 레스 앤슬리가 최근 말했다. “온갖 식물을 모으는 힘든 일은 코끼리에게 맡기고, 우리가 그걸로 진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뭔가?” 폴라 앤슬리의 제안이었다고 한다.

폴라 앤슬리는 사파리 중 야생 경비 대원에게 코끼리의 소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몇 주 뒤 폴라는 남편을 한밤중에 깨워서 이 발상을 이야기했다. “나는 잠이 덜 깬 채로 OK, 한번 시도해 보자,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말했다.”

첫 코끼리 똥은 그들이 사파리를 했던 공원에서 우편으로 받았다. 그 뒤로 이 과학자 부부는 진을 만드는 과정을 깨우쳐 나가며 한동안 당황스러운 기간을 겪었다.

현재 그들은 맨손으로 직접 똥을 채취한다.

이들은 진의 풍미가 “사랑스럽고, 숲의 느낌이 나고, 거의 스파이시할 정도이며 흙 냄새가 난다”고 설명한다. 계절과 위치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진 병에는 코끼리 똥을 채취한 날짜와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그래서 진의 다른 빈티지를 비교할 수 있는 셈”이라고 한다.

3~4000병의 진을 만들기 위해 코끼리 똥을 큰 자루 5개 분량 정도 모은다. 똥을 말리고 잘게 부순 다음, 먼지와 모래를 제거하기 위해 씻는다.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코끼리가 먹은 과일, 꽃, 잎, 나무껍질의 잔해 뿐이다.

이것을 살균하고 다시 말린 다음 건조용 장롱에 넣는다. 앤슬리는 “향료 장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사용해서 진을 만든다.

이들은 무엇을 사용했는지 말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시험해 보았다. 미리 설명을 해줘도 당혹스러운 반응이 돌아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첫 반응은 ‘뭐? 말도 안돼.’이다. 하지만 대부분 맛을 보고 싶어했다.” 코끼리의 소화 과정에 대해 듣고 나면 사람들은 “아주 명확히 깨달았고 아주 잘 받아들였다.”고 한다.

인들로부라는 이름은 줄루(Zulu)어로 코끼리를 의미한다. 진을 얼마나 팔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 병 가격은 500란드(한화 약 3만9000원) 정도다.

독특한 기념품, 고국에 돌아갔을 때 들려줄 이야기를 찾는 관광객들이 좋아한다고 이들은 말한다. 그래서 일반 온라인 상점 뿐 아니라 사냥터와 면세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나는 코끼리 똥을 만진 적도 있다. 코끼리 근처에 있는 경험은 아주 장엄하다.” 남아공을 찾은 관광객 알세바 한네콤의 말이다. “그래서 코끼리와 관련이 있는 물건을 가진다는 건 아주 기분 좋은 일이다. 아프리카 경험의 수출품이라고 하고 싶다.”

다른 관광객 제이드 베이든호스트는 진을 한 모금 마셔보고 “흥미롭다. 아주 맛있다. 아주 좋다. 진을 이렇게 부드럽게 마실 수 있을 줄은 몰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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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남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