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박하선도 격하게 공감한 "왜 할머니는 할머니고 외할머니는 외할머니야?" 웹툰 (인터뷰)

허프포스트에 해당 웹툰 작업 계기도 전한 수신지 작가.

  • 이인혜
  • 입력 2020.12.23 15:32
  • 수정 2020.12.23 15:35
수신지 작가가 공개한 '성평등 언어' 웹툰 일부, 해당 게시물에 배우 박하선(@mintsungrace)도 댓글을 달았다.
수신지 작가가 공개한 '성평등 언어' 웹툰 일부, 해당 게시물에 배우 박하선(@mintsungrace)도 댓글을 달았다. ⓒ수신지 작가 인스타그램/작가 동의 하 게재

 

“왜 할머니는 할머니고 외할머니는 외할머니야?” ‘며느라기‘와 ‘곤’으로 알려진 수신지 작가가 최근 SNS로 공개한 웹툰에서 둘째 아이 은우가 부모에게 던진 물음이다.

극 중 은우가 “왜 엄마의 엄마한테만 ‘외’를 붙이는데? 멀리 계셔서 그런 거야? 외할머니랑 덜 친한 건가?”라고 질문을 쏟아내자 부모는 “그런 건 아닌데, 엄마·아빠도 생각 못 해봤네”라고 당황해한다. 난감해 하는 부모의 모습에 은우는 “부산 할머니! 광주 할머니!”라고 말하고, 첫째 은비는 “할머니한테 직접 여쭤보자”고 제안한다.

작가는 ‘외할머니/할머니’ 외에도 흔히 사용하는 ‘시댁/처가’ 표현에 관해서도 지적했다. 웹툰 속 첫째 은비의 “엄마! ‘댁’은 높임말이지? 그런데 왜 처가라고 해?”라는 말에 부모는 무심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 “은비 말이 일리가 있네. 앞으로 양쪽 똑같이 부르자. 시댁도 시가라고.”

아빠 “시가? 그건 낮춰 부르는 거 아니야?”

엄마 “뭐? 지금까지 처가라고 했으면서? 낮춰서 부른 거야?”

아빠 “어? 아니지. 그게 그렇게 되나? 미안.”

 

해당 웹툰을 그린 수신지 작가는 허프포스트에 “무심코 쓰는 단어에 차별과 비하가 담긴 경우가 많다”면서 ”그 부분을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작업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성차별 언어 가운데 시댁/처가, 친할머니/외할머니를 고른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똑같이 시댁/처댁 이라고 해볼까? 생각했지만 처댁이라는 단어가 영 어색해 (시댁이 아닌) ‘시가’로 쓰기로 정리했습니다. 왠지 예의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면 처가라는 말은 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 생각해보세요. (중략) 그리고 구분을 위해 쓰는 말이라고 하지만 왜 여자 쪽 친척에게만 ‘외’를 덧붙여 쓰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 웹툰에 공감을 표했다. 작가의 웹툰 ‘며느라기’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 박하선도 “저도 고민이었는데, (아이가) 엄마 할아버지 아빠 할아버지 이렇게 자기가 알아서 구분해 부르더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수신지 작가는 가부장제의 부당함을 그린 웹툰 ‘며느라기‘에 이어 낙태죄 폐지를 다룬 ‘곤’를 최근 완결했다. 수신지 작가는 ‘며느라기‘로 2017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과 2018년 ‘올해의 성평등 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인혜 에디터 : inhye.lee@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성차별 #성평등 #웹툰 #박하선 #며느라기 #수신지 #곤 #수신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