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왜 친구 사라졌는데 신고하는 대신 가족들 데리고 왔나' '왜 휴대폰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나' 각종 의혹에 손정민 친구가 최초로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친구 A씨는 블랙 아웃으로 단편적인 기억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종 당일인 4월 25일 새벽 2시18분경 친구 A씨와 손정민씨 
실종 당일인 4월 25일 새벽 2시18분경 친구 A씨와 손정민씨  ⓒ뉴스1/손현씨 제공

대학생 고 손정민씨 친구 A씨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변호사는 17일 공식 입장문을 내어 ‘왜 신발을 버렸는지’ ‘왜 친구가 사라졌는데 신고하는 대신 가족들을 데리고 왔는지’ 등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변호인은 뒤늦게 입장을 발표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가족들을 향한 허위사실 유포와 신상털기 등이 이미 도를 지나친 지 오래됐다. 이런 상황이라면 추후 경찰 조사를 통해 무고함이 밝혀지더라도 A군과 A군의 가족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어렵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A군과 A군의 가족들을 판단하셔도 늦지 않으실 것”이라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A씨의 입장문 중 주요 대목을 발췌한 것이다.

 

1. 왜 실종 후에도 손씨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나? :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였음

A씨 측은 ”진실을 숨긴 게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목격자와 CCTV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최대한 확보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이었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2.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 블랙아웃으로 명확한 기억이 없음

A씨 측은 “A군이 당시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옆으로 누워있던 느낌, 나무를 손으로 잡았던 느낌, 고인을 깨우려고 했던 것 등 일부 단편적인 것들밖에 없으며 시간순서는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3. 왜 실종 당일 곧바로 부모나 경찰에 알리지 않고 가족들이 나왔나? : 새벽부터 전화를 하면 너무 결례가 될까 봐

A씨 측은 ”어머니와 고인의 어머니가 친분이 있기는 하나 새벽에 편하게 전화하기는 어려운 사이였다”며 ”별일도 아닌데 새벽부터 전화를 하면 큰 결례가 아닐까 하는 우려 등을 이유로 직접 한강 공원에 찾아가 잠들어있을 수 있는 고인을 깨우기로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4월 25일 손씨를 찾으러 나온 A씨 가족들 
4월 25일 손씨를 찾으러 나온 A씨 가족들  ⓒCCTV

 

4. 왜 변호사를 선임했나? : A군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A씨 측은 ”당시 A군은 절친한 친구가 실종된 충격과 걱정, 자신이 끝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매우 큰 상태였다. 어떠한 감정적인 동요가 생길지, 어떤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지,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지 부모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4월 28일 A군의 작은 아버지와 상의하여 그 친구인 정병원 변호사를 만나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충동적인 행동을 막으며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는 방안을 상의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병원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4월 29일 2차 최면 조사부터 변호사로 하여금 동행하게 하면서 A군을 보호하고 자책하지 않게끔 조언하며, 최대한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끔 한 것”이라고 말했다.

 

5. 조문을 늦게 간 이유는? : 법무법인 상의 결과 취재진 없는 늦은 시간대에 조문하기로 했기 때문에

A씨 측은 “A군은 고인을 조문하길 강하게 희망했으나, 아버지와 법무법인이 상의한 결과 기자들이 없고 조문객이 적은 시간대가 적절하다고 생각되었다”며 ”변호인이 동행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대라 작은아버지가 동행했고, 심야에 장례식장이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몰라 장례식장이 끝날 무렵에 도착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 시민들이 참석해 손 군 추모 메모와 꽃을 바라보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 시민들이 참석해 손 군 추모 메모와 꽃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6. 왜 자신의 휴대폰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곧바로 다른 휴대폰을 개통했나? : 손씨를 만날 때부터 배터리가 1%라 휴대폰이 꺼졌다는 걸 알고 있었고, 연락을 위해 임의로 개통

A씨 측은 ”잃어버린 휴대폰 수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분실신고도 하지 않았고 기존의 휴대폰 번호도 변경하지 않았다”며 ”연락이 어려운 점 때문에 어머니 명의로 새로운 휴대폰을 일시 개통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7. 가족 중 ‘유력 인사’가 있나? : 없음

A씨 측은 ”가족과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 또한 결혼 후 줄곧 전업주부”라고 말했다.

 

8. 왜 신발을 버렸나? : 낡았고 토사물까지 묻어있어서

A씨 측은 ”신발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어머니가 4월 26일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두었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리게 되었다”며 ”당시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같은 입장에 대해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했던 거랑 특별히 다른 건 없고, 경찰 조사하고 비슷한 내용으로 말을 맞춘 것 같다. 근본적인 궁금증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손현씨는 A씨로부터 아무런 사과의 말도 듣지 못했다며 “A씨 측이 경찰 조사 결과를 낙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뉴스 #사건/사고 #대학생 #손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