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축구팬이 벌금을 물게 됐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치안법원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웨스트햄 팬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팬은 지난 2017년 손흥민을 “DVD 판매상”에 비유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벌금 184파운드(약 28만원)와 소송비용 110파운드(17만원)를 내게 됐다.
사건은 2017년 1월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카라바오컵 경기 직후 발생했다. 웨스트햄의 한 남성 팬은 경기장을 떠나는 손흥민에게 ”어이 친구, 영화 ‘혹성탈출’ DVD 구해줄 수 있어?”라고 물었다. 이에 손흥민이 ”무슨 말이냐”라고 되묻자 이 남성은 “DVD 말이다. 네가 DVD를 팔지 않냐. 괜찮은 복사본으로 가져다 달라”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현장을 떠났다.
이 장면은 다른 팬의 카메라에 담겨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DVD 판매상’은 아시아 출신 축구선수들을 모욕할 때 쓰이곤 한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 복사한 영화 DVD를 길가에서 판매한다는 인종차별적인 편견에 따른 것이다.
이후 웨스트햄과 토트넘은 ”영상 속 인물의 행동을 전적으로 규탄한다”라는 내용의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인종차별적 언사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웨스트햄 측은 해당 남성에게 홈구장인 런던 스타디움 출입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남성이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마치고 재발 방지 합의서에 서명할 경우 이 조치에 대해 재고해보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월 웨스트햄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자 세리머니로 해당 사건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당시 웨스트햄 원정팬들을 바라보며 둘째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조용히 하라’는 뜻의 제스쳐였다.
그는 경기 직후 ”특별한 건 아니었다. (세리머니에 대해)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들(웨스트햄 팬)은 아마 내가 왜 그런 세리머니를 했는지 알 것이다. 그게 다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