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로 결심하면서 많은 아프간 시민들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했다.
2021년 8월 19일(현지시각) 탈출 과정에서 한 아프간 부모가 어린 아기를 미군에게 건네는 장면이 전 세계에 보도됐다. 부모는 아이를 살리려고 한 행동이었지만, 그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이 부모의 바람과 달리 5개월 후 아기는 미군과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발견됐다.
美 대사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미르자 알리 아마디와 그의 부인 수라야는 인파를 뚫고 공항에 도착하자 2개월 된 아기를 미군에게 인계했다. 이들은 수많은 인파에 어린 아기가 군중 속에서 짓눌릴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미군에게 아기를 맡기면 나중에 아기와 무사히 재회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다른 부모도 이 부부의 행동을 따라 아기를 미군에게 맡겼다.
미르자 알리 아마디는 ”금방 미군으로부터 아이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당시에는 절박했다”고 로이터와 인터뷰했다.
미르자 알리 아마디와 수라야는 이후 다른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 부부는 어린 아들을 찾으려고 수소문했지만 한동안 전혀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아마디는 ”미군 관계자 및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아이의 행방을 물었지만 아무 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미군 측은 ‘최선을 다해 찾겠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약 5개월 만에 이 아이의 행방이 전혀 예상하지 못 한 곳에서 들려왔다.
소해일이라는 이름의 이 아기는 미군에게 건네졌지만 그가 발견된 곳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남성의 집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미드 사피라는 남성은 29세 택시 기사로 카불 공항 바닥에서 이 아기가 혼자 울고 있는 걸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기의 부모를 찾았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하미드 사피는 ”아기가 혼자 있는 걸 보고 데려와 내 아이로 키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 명의 딸이 있지만 ”돌아가신 어머니의 소원이 내가 아들을 키우는 것이었다”고 말하며 이 아이를 돌본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이 아기의 가족이 나타나면 당연히 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아들로 키우려고 했다.”
하미드 사피는 이 아기의 사진을 소셜미디어 올렸다. 그리고 아직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던 아마디의 친척이 이 사진을 발견했다. 아마디는 장인인 모하마드 카셈 라자위에게 사피를 만나 아이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라자위는 사피와 그의 가족을 위해 양고기, 호두, 옷가지 등 선물을 들고 찾아갔다. 하지만 처음 말과 달리 사피는 아기를 선뜻 돌려주길 거부했다.
라자위는 탈레반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지만 아이를 돌려받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약 7주간의 협상 끝에 아마디 가족은 사피에게 약 113만 원 상당의 돈을 주고 마침내 아이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현재 아이는 할아버지인 라자위가 돌보고 있다.
라자위는 ”사피와 그의 가족도 아기를 보내는 걸 매우 슬퍼했다. 그들에게 아직 젊으니 분명 아들을 또 여러 명 낳을 수 있다고 말해줬다. 솔직히 공항에서 아기를 구해 돌봐준 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미드 가족은 ”아기를 되찾을 수 있어서 세상 무엇보다 행복하다. 빨리 아기를 미국에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당장 벗어나기 힘든 라자위는 ”소해일을 부모의 품에 데려가는 건 내 책임이다.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