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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유흥업소 영업금지 명령' 이후에도 강남 헌팅포차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람이 비교적 줄어든 일반 주점과 달리,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집단감염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말로 이어지는 ‘불금‘을 맞은 10일 서울 강남의 몇몇 술집은 손님들로 가득차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 금요일 밤에 비해서는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소위 ‘헌팅포차’라 불리는 곳들은 밖으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이날 오후 9시 이후 찾은 강남역 인근은 밤이 늦어질수록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오는 19일까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지만 손님으로 매장이 가득해 이 같은 조치가 무색해 보이는 헌팅포차도 있었다.

헌팅포차 앞에 줄을 선 사람들. 2020. 4. 10.
헌팅포차 앞에 줄을 선 사람들. 2020. 4. 10. ⓒ뉴스1

앞서 2일, 강남구 역삼동의 유흥주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서울시는 클럽이나 룸살롱 등 유흥업소 영업을 금지한 바 있다.

강남역 인근의 한 맥줏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40대 남성 영업사원 A씨는 ”나는 영업을 해서 일 때문에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라며 ”물론 평년에 비하면 (사람이) 확 줄긴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2주 전과 비교하면 사람이 늘어난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고 하는데, 이렇게 나와서 술을 마시고 하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나도 (일 때문에) 광화문부터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는데, 내가 걸린다면 어떡하나 개인적으로 걱정이 크다”고 우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큰 회사들은 영업활동을 중지시키던데 나는 접대를 계속 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하모씨(26)는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서 밥을 먹었는데 고깃집이 테라스부터 테이블까지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며 ”정식 외출은 3주 만에 했는데 아직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씨는 ”친구와 짧고 굵게 만나고 가려고 약속을 잡았다”면서 ”평소라면 다른 데 가서 한잔 더 하거나 했을 것”이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후 오후 10시를 넘겨 찾은 헌팅포차는 사람들로 이미 가득차 있었고, 밖에는 열댓명 정도가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일반 주점들이 있던 거리 앞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인근의 또 다른 헌팅포차 앞에도 20명 정도가 줄을 서 있었고,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개인정보를 기입하고 가게 안으로 입장했다. 줄을 선 사람들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더러 보였다.

헌팅포차 앞에 줄을 선 사람들. 2020. 4. 10.
헌팅포차 앞에 줄을 선 사람들. 2020. 4. 10. ⓒ뉴스1

헌팅포차 앞에서 만난 김기문씨(23·남)는 ”(코로나19에) 걸릴 거라면 벌써 걸렸을 것”이라며 별로 걱정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술을 마시다가 이쪽으로 방금 넘어왔는데 오늘따라 사람이 유독 많은 것 같다”며 ”술집을 들어가려면 마스크를 써야 하고 들어가기 전에 열도 재서, 술집을 들어가려고 근처에서 마스크도 한 장 샀다”고 말했다.

직장인 홍모씨(25·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었고, 그 기간 동안 사람들의 스트레스도 쌓이고 놀고 싶은 마음도 커졌을 것”이라며 ”(확진자) 하향 추세고, 사람들이 안심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씨는 ”클럽을 폐쇄해서 유동인구가 포차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코로나19) 걱정은 없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진료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처에서 만난 김모씨(20)는 ”걱정은 되지만 답답하기도 해서 1~2주 만에 나와버렸는데 후련하긴 하다”며 “1월에 오고 두 번째인데 그때와 비교하면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산한 이태원. 2020. 4. 10.
한산한 이태원. 2020. 4. 10. ⓒ뉴스1

반면 이날 밤에 찾은 이태원은 평소 금요일에 비해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태원역 근처에 정차하고 있던 택시기사 오모씨(56·남)는 ”다른 금요일이었다면 이 시간에 이쪽으로 들어오기도 어려웠을 텐데 뻥뻥 뚫린 수준”이라고 했다.

이태원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던 헌팅포차가 문을 닫고, 라운지바나 클럽도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문 연 곳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국 유타에서 왔다는 강모씨(27·남)는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도 슬슬 사람들이 풀리는 것 같아서 나왔는데 갈 만한 데가 없어서 친구랑 돌아다니고 있다”며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서 오래 안 있다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19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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