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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매장 대기순번은 '160번'대 :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주말, 백화점은 '딴세상'이었다 (르포)

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22일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
22일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 ⓒ뉴스1

지난 22일 오후 1시쯤 방문한 서울시내 백화점. 최근 하루 확진자가 300명대를 넘고 있어 다소 한적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백화점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차·2차 유행 당시 파리만 날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첫 주말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인 에비뉴엘은 많은 고객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독보적인 인기를 누린 명품 매장은 단연 ‘샤넬’이었다. 매장 내부에는 15명 남짓한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점심시간 직후였지만 80여명의 대기고객이 응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을 둘러보고 나온 김민정씨(35·서울시 서대문구)는 “코로나19가 재유행을 하다 보니 평소보다 사람이 없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매장을 방문했다”면서 “예상과 달리 대기가 길어서 놀랐다. 원하는 상품도 구매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화점 지하에 마련된 식품관에도 예상외로 쇼핑객이 많았다. 식품관 내 위치한 한 베이커리 매장은 빵을 구매하기 위해 다닥다닥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로 복잡했다. 다만 고층에 위치한 의류·잡화 매장은 명품관보다 비교적 한산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위치한 베이커리 '옵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위치한 베이커리 '옵스'. ⓒ뉴스1

롯데백화점 한 의류 매장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된 첫 주말인 데다 비까지 오면서 비교적 한산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 텅 빈 백화점을 생각하면 상황이 훨씬 낫다”며 “연말이다 보니 꾸준히 고객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10여분 거리에 떨어져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말치곤 비교적 한산한 광경을 연출했지만 샤넬을 비롯한 명품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1시 40분쯤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해 기다리는 고객들은 무려 160여팀에 달했다. 샤넬 매장 앞에서 안내를 돕는 직원은 “얼마나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최소 2시간 이상은 기다려야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 밖에 에르메스·디올·루이뷔통 매장에도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고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남자친구와 함께 신세계백화점 본점 루이뷔통 매장을 방문한 권은주씨(30·서울 종로구)는 “명품 커뮤니티에서 루이뷔통이 조만간 가격 인상을 한다는 소문이 있어 평소에 사려던 핸드백을 구매했다”며 “방역수칙을 잘만 지킨면 문제없을 거라 생각해 쇼핑하러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푸드코트.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푸드코트. ⓒ뉴스1

명품관뿐만 아니라 지하 1층 푸드코트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손님이 밀려와 앉을 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한 푸드코트 매장 직원은 “코로나19 1차 유행 때만 해도 식품관 직원들은 손님 없는 매장에 우두커니 서있는 일이 빈번했다”며 “하지만 약속이 많아지는 연말이다 보니 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영향이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 의류나 스포츠용품 등을 판매하는 고층 매장은 비교적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경각심이 다소 무뎌진 모습이 곳곳에서 관찰됐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매출이 빠지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 1·2차 대유행보다 매출 감소 폭이 훨씬 줄었다”면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방역지침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이전만큼 백화점 방문객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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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