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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사칭 페북 가짜계정에 베트남 팬 댓글 수천개 쏟아지는 이유

"한국에 져서 미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페이스북 캡처

박항서 감독 이름의 페이스북 계정에 29일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패한 데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수천명의 베트남 팬들이 박 감독을 응원하는 댓글을 달며 위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반전이 하나 있다. 이 페이스북 계정은 박 감독 본인의 진짜 계정이 아니라, 박 감독을 사칭한 가짜 계정이다. 박 감독은 이런 식의 공개적 SNS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는 이 계정을 포함해 박 감독을 사칭한 계정이 40여개나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인스타그램에도 박 감독 이름을 단 가짜 계정이 6개 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 사칭 계정이 넘쳐나고, 가짜 계정에도 수많은 베트남 팬들이 몰리는 것은 역설적으로 박 감독에 대한 베트남 팬들의 애정과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를 말해준다는 풀이가 나온다.

 

ⓒ페이스북 캡처

다시 수천개 댓글이 달린 박 감독 사칭 페이스북 계정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팔로워가 11만명을 넘어선 이 계정은 아시안게임 준결승 직후 박 감독 사진을 내세워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없었던 데 대해 모든 베트남 팬들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가짜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박 감독과 경기 결과를 비난하는 일부 네티즌의 글을 캡처한 이미지도 첨부됐다. 이 계정은 또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오늘 경기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가짜 계정의 사과에 베트남 네티즌들은 수천개의 댓글을 달며 박 감독을 응원하고 위로했다. 한 네티즌은 ”그런 말들에는 신경 쓰지 말라”면서 ”감독님은 베트남 축구에 새로운 시대를 열고 오늘날 베트남에 영광을 안겼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민은 당신을 자랑스러워 한다”며 ”무례한 사람들을 대신해 제가 오히려 사과한다”고 쓴 네티즌도 있다. ”미안하다 말하지 말라”며 ”모두가 감독님을 정말 사랑한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일부 한국인들도 ”한국전은 최고의 경기였다” 등의 응원 글을 달았다. 박 감독이 앞으로도 계속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어주기를 부탁하는 글들도 잇따랐다.

이런 응원 댓글은 30일 오전 10시20분 현재 5800건을 넘어섰고, ‘좋아요’도 3만6천건에 이르렀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베트남 축구를 아시아 4강에 올려놓은 박 감독에 대한 베트남 팬들의 믿음과 사랑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또 하나 반전이 있다. 그럼에도 박 감독 쪽은 페북 등에 가짜 계정 삭제를 요청하고 팬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축구팬들이 가짜 SNS 계정에 속아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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