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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우위세상에서 약자로 살아가는 남자들의 호소(동영상)

  • 박수진
  • 입력 2015.08.27 14:16
  • 수정 2015.08.29 11:53

여자는 되고 남자는 안되는 행동들 ! 여자가 기습키스하면 로맨스 남자가 하면 변태 ㅋㅋㅋㅋㅋ by 스낵비디오

Posted by 스낵비디오 on Tuesday, 25 August 2015

*아래는 '나는 여성이고 캣콜을 듣는 게 정말 좋다'에서 힌트를 얻어 반어법으로 쓰인 글이라는 걸 미리 알린다.

스낵비디오가 '여자는 되고 남자는 안되는 행동들'이라는 타이틀의 코미디 영상을 공개했다. 재미를 위해 과장했다고 하는데 전혀 과장한 것 같지 않고 의도대로 정말 재미있어 소개한다.

제일 첫 에피소드는 '여자가 때리면 용감하다 vs. 남자가 때리면 짐승'인데 몹시 재치있다. 남녀 구분 없이 때리는 것 자체가 범죄라는 구태의연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남자들만 역차별로 손해를 보는 현실 상황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이다. 상대 남자가 강도나 성추행범도 아닌 상황에서 대화 중에 가슴을 치고 뒤돌아가는 여자를 두고 '용감하다'고 하는 경우는 못 들어본 것 같지만, 어쨌든 이건 재미를 위해 과장된 것일 뿐이다.

'여자가 계산하면 바람직한 신여성 vs. 남자가 계산 미루면 찐따' 에피소드도 추천한다. '밥값 내주는 신여성'이라는 타이틀이야말로 대부분의 젊은 여자들이 자기가 나아가야 할 이상형으로 삼고 살아가는 가치다. 이 타이틀은 특히 남자들에게서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여자들 대부분은 자신들을 본인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남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언제나 2인자로 배려를 받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UN 성평등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엠마 왓슨이 "나를 위해 남자가 문을 열어주는 행동은 예의 바른 행동이라 좋은 것이지, 남자가 여자를 배려한 것이라 좋은 게 아니다. 그런 매너는 상대방이 동의한 경우에만 좋다"는 식으로 말한 데 대해 대부분의 여자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들은 자신을 공주처럼 대해주면 그에 상응한 대우를 받으리라는 사실을 모르는 남자들이 너무 답답해 빽빽거리는 것이다.

앞부분도 재미있지만, 가장 공감하며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마지막 지하철 성추행 에피소드다. 여자들이 모르는 남자의 성기를 만진 경우, 남자인 경찰들도 당연히 여자의 추행 사실을 추궁하기보다는 그 남자가 '좋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자란 항상 낯선 미녀의 자발적인 스킨십을 기다리는 존재 아닌가? 이 사실을 간파한 경찰관의 대사, "좋았어요?"는 그래서 위트 있다. 제정신 박힌 경찰이라면 공무 집행이고 뭐고 남자에게 '좋았냐는' 조크를 날리느라 정신없을 것이다.

이 영상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남긴 남자들과 여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남자가 유리한 경우는 취업률, 동일 노동에 대한 높은 평균 임금, 각종 데이트 폭력과 몰카의 피해자가 되는 비율이 조금 낮은 정도인데 반해 여자는 데이트 비용 미루기, 결혼 비용 미루기, 남자한테 변태 짓을 할 권리 등 온갖 욕먹는 일을 하고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만하면 남녀평등이 이뤄진 것을 넘어서, 여성우위세상이 왔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이 영상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남자들이란 대부분 자기 등골을 빼먹는 여자와 연애하면서도 다른 사람 만날 생각을 못하고 억울해할 줄 밖에 모르는 안쓰러운 이들이니 말이다. 그저 재미로 만든 영상이었는데 다 보고나니 너무 진지하고 중요한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세상은 너무나 남자들에게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이젠 정말 여자들이 반성할 때라는 것 말이다.

그나저나 영상 속 '남녀가 서로 쳐다볼 때' 에피소드에서 여자는 왜 귀여운 눈짓을 하고 유혹적으로 쳐다보고, 남자는 여자의 몸을 위아래로 훑는 걸까? 참 신기하다. 남자라면 다 저렇게 여자를 본다는 사실을 알았다니 말이다.

+내용 추가: 이 글은 맨 위의 재미를 목적으로 만든 '유머' 동영상을 보고 성 고정관념이 악화돼 위와 같은 사고과정을 거쳤다고 가정한 풍자로, 서두에 미리 알렸듯 반어법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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