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 전부터 논란을 빚었던 JTBC ‘설강화’가 18일 첫 방송된 가운데, 방영을 중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심지어 해당 청원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무려 1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방영 전 이미 시놉시스 공개로 한차례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된 바 있으며,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해당 드라마의 방영 중지 청원에 동의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1화 방영분에서는 여주인공 은영로(지수)가 간첩인 남주인공 임수호(정해인)를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주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간첩인 남자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주인공(장승조)이 쫓아갈 때 배경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라며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사용된 노래이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된다”라며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되어야 하며,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해당 작품은 지난 3월 시놉시스가 일부 유출되면서 민주화 운동을 비하하고, 안기부를 미화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설강화’ 제작 중단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JTBC는 두 차례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 들지 않았고, 해당 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특히 이날 올라온 방영 중지 청원글은 하루 만에 무려 1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국민청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가뿐하게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현재 ‘설강화’ 측은 논란을 의식한 듯 네이버 TALK 채널을 비공개로 전환했으며, 공식 홈페이지 내 ‘시청소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역시 작성자와 제작진만 열람이 가능하도록 설정해둔 상태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