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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 속 정상훈의 연기가 '청각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자 제작진 측이 사과문을 게시했다

문제 삼은 이들은 '프로 불편러'가 아니다.

언제쯤 약자 비하 개그를 불편해하는 이들이 ‘프로 불편러‘가 아닌 ‘일반 시청자’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쯤 코미디언들이 표현의 자유를 인정받기에 앞서, 타인 비하 개그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의 논란은 쿠팡 플레이의 ‘SNL 코리아 2’ 속 정상훈이 인공지능 로봇을 연기한 방송에서 비롯됐다. 지난 12일 공개된 해당 클립에서 정상훈은 기자의 멘트를 전하는 수어 통역 로봇을 연기했다.

논란이 된 정상훈의 연기
논란이 된 정상훈의 연기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편파 판정 뉴스를 소재로 방송하던 정상훈은 이내 ‘분노’라는 단어에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이를 접한 시청자들은 정상훈의 과장된 연기는 수어로 의사소통하는 청각장애인을 비하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제작 및 배급사 쿠팡 플레이의 인스타그램에는 ”청각장애인들의 첫 번째 언어인 수어를 웃음으로, 엉터리로 쓰는 것은 수어의 언어권을 무시하는 것과 똑같다”는 한 청각장애인의 댓글 또한 달렸다.

이에 SNL 코리아 제작진은 21일 쿠팡 플레이 계정을 통해 ”제작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는 제작진은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있어 소재와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 즐거운 웃음을 드릴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변기수와 김준호
변기수와 김준호 ⓒKBS 개승자
장도연
장도연 ⓒSBS 집사부일체

여성 비하, 외모 희화화 등 과거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주 접할 수 있던 웃음 소재들은 시청자들의 인식이 바르게 자리 잡아감에 따라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했던 코미디언들의 인식은 여전히 그대로인 듯하다.

변기수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 ‘개승자’에 출연하여 ”남자, 여자 왜 이렇게 싸우냐? 1차원적인 걸 막아버리니까 2차원적인 걸로 못 가겠다”라고 하는가 하면, 김준호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도 찾아가 1인 시위를 하겠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김준호는 이어 “지금은 개그를 다 비하로 본다. 비하할 의도가 없다”며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과거 자신이 했던 비하 개그를 부끄러워하는 김숙이나 ”말하는 직업이다 보니 말실수를 줄이고자 신문을 구독했다”는 장도연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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