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따끔하게 혼내줄 대상이 아냐" 오은영 언니의 뼈 때리는 조언을 들어보자.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된다

언니에게 이렇게 또 배우고 갑니다.
오은영 언니
육퇴한 밤
오은영 언니

“아이들은 가르칠 대상이 아니에요. 좋은 말로 알려주세요. 아이를 너무 무섭게 대하지 말라는 뜻이죠.”

육아인들의 육아 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에서 만난 오은영 박사(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는 “아이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부모의 말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육퇴한 밤에선 서로를 ‘언니’라는 호칭으로 만난다. 이날 은영 언니는 자신의 전공 분야이자, 양육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선사했다.

오은영 언니
육퇴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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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배울 수 있도록

사랑하기 때문에, 진심으로 잘 컸으면 하는 마음에 부모가 내뱉은 말과 행동은 아이에게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아침에 화냈다가 육아 퇴근한 밤에 눈물 흘리며 반성하는 부모들이 있다면, 은영 언니의 조언을 기억하자.

“우리한테 익숙하지만 바꿔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따끔하게 혼내준다’는 것인데요. 이건 바뀌어야 돼요. 늘 말씀드리지만, 아이는 알려줄 대상이거든요. 아이에게 좋게 말해주는 것이 버르장머리 없게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에요. 좋게 말해준다는 것은 아이에게 분노하지 말고, 아이를 너무 무섭게 대하지 말라는 뜻이죠.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건 절대 안 되는 거야’ 이렇게 말해주면 되거든요. 그저 알려주고 그 자리에서 안 바뀌어도 또 기회를 주고 생각해보게 하고 이런 과정이 있어야 아이도 배우거든요.”

오은영 언니
육퇴한 밤
오은영 언니

지난 7월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로 아이들이 다시 집에서 주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과 삶 속에 곡예를 펼치듯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돌봄이란 숙제가 추가됐다. 특히 아이의 주양육자가 된 엄마들 사이에선 가정 보육과 긴급 돌봄이란 선택지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을 지어야 하는 주부)이란 신조어가 생길 만큼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집콕’ 육아 시대에 돌봄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을까.

은영 언니는 무리하면 오래 버틸 수 없다고 했다. 현실적인 상황을 중심에 두고 아이에게 말해주면 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육아와 살림으로 녹초가 된 엄마에게 늦은 밤 동화책을 읽어달라는 아이가 있다. 이럴 땐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은영 언니의 ‘뼈 때리는’ 조언이 이어진다.

오은영 언니
육퇴한 밤
오은영 언니

“‘엄마는 너랑 책 읽는 거 너무 좋아.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너무 피곤해서 자야겠어. 내일 읽어줄게’라고 말해도 돼요. 그런데 아이는 엄마에게 투정하죠. 그럴 때 아이의 감정 표현 정도는 받아주면 돼요.”

부모도 아이에게 사과할 수 있다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다 ‘욱’했다면? 은영 언니는 아이에게 굳이 안 해도 될 말이나 행동을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은 부모가 사과하면 용서해줘요. 어쩌면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아이가 부모를 더 많이 사랑해요. 부모가 손을 내밀면 아이들은 금방 손을 잡아줍니다. 그래서 부모의 말과 행동이 바뀌면 아이에게 기적이 일어납니다.”

많은 부모가 묻는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우는 건가요?” 은영 언니는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질문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나 어른이나 마음 편한 걸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가 표현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면 된다는데, 쉬운 방법인 것 같아도 현실에선 간단치 않을 때가 있다. 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감정은 진솔하게 표현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아이의 마음을 인정할 것

“아이가 기분이 나쁘다고 하면 ‘그렇지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라고 얘기해주면 되는데, ‘그건 기분 나쁠 일이 아니야’라고 하면 아이들 마음이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을 좀 수긍해주면 좋죠. 아이들은 살아있어서 언제나 문제를 일으켜요. 이 문제 상황의 맨 끝은 좋게 끝내야 돼요. 만약 아이가 화가 나서 물건을 던졌다면, 감정을 좀 추스른 다음 ‘오늘 큰 거 배웠네. 화가 났을 때 적용하기 쉽지 않은데, 그래도 다음엔 물건은 던지지 말자’라고 제안해보세요. 만약 아이가 시험 점수를 못 받아와도 ‘지난번보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더라. 그게 참 잘한 거야. 훌륭했어.’ 이렇게 과정을 칭찬해줘야 이게 정말 좋은 칭찬이거든요.”

끝으로 은영 언니는 코로나 시기를 묵묵히 견뎌주는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요. 마스크가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그런데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아이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해줘야 하고요. 또 얼마나 마음이 불안하겠습니까. 저는 아이들한테 의학적인 데이터를 제시해줘요. 서로 마스크를 잘 쓰고 있으면 98%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요. 마스크 잘 쓰고 있으면, 괜찮을 테니 염려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거든요. 코로나 상황으로 몸은 거리를 둬야 하지만, 마음으로는 언제나 연결돼 있어야죠.”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