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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와 재생가능에너지, 뭐가 다르지?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 시대

ⓒhuffpost
최근 정부는 늘 사용하던 ‘신재생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란 단어를 사용해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단어 하나 바꾼 차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선회했다는 걸 알 수 있죠. 신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슷해 보이는 이 용어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속 시원히 알려드립니다.

최근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이전 정부에서 관련 정책을 만들 때 지금까지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만을 사용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왜 이번 발표에서 정부는 ‘신’자를 뺐을까요? 사실 단어 하나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이것은 정부 정책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만일 여러분께서 그린피스에서 발행한 글을 보셨다면, 그린피스에서는 ‘재생가능에너지‘라는 용어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가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를 쓰는 곳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재생에너지’ 또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영어로는 renewable energy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라는 뜻입니다. 그럼, 왜 한국만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를 써 왔던 걸까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면서까지 사랑해왔던 이유는 실은 그 안에 얽혀 있는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차이

신재생에너지는 사실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에너지 영역을 포함하는 단어입니다.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서 이렇게 부르는 것이죠. 그러니까, 사실 지금까지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말할 때 이 두 가지 다른 에너지원에 대해 말해왔던 것입니다.(*  신재생에너지 : 신에너지 + 재생에너지) 

″신에너지”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수소·산소 등의 화학 반응을 통하여 전기 또는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수소에너지

나. 연료전지

다. 석탄을 액화·가스화한 에너지 및 중질잔사유(重質殘渣油)를 가스화한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하는 에너지

라. 그 밖에 석유·석탄·원자력 또는 천연가스가 아닌 에너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에너지

문제는 ‘신에너지‘에는 재생 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를 변환한 에너지’가 포함이 된다는 것입니다.

석탄이나 원유를 액화, 가스화한 에너지에는 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라 불리는 석탄가스화발전설비 등이 포함됩니다. 기존 석탄화력발전보다 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다고 선전하는 이 에너지 역시 각종 대기 오염 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에너지원이 어떻게 ‘친환경 에너지’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사실 이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같은 대기 오염 물질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보다는 산업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수소에너지나 연료 전지는 화석연료인 원유나 천연가스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는 전혀 친환경적이거나 재생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닙니다.

출처 : 재생가능에너지 현실화, 기로에 선 한국, 2013, 그린피스
출처 : 재생가능에너지 현실화, 기로에 선 한국, 2013, 그린피스

* 재생에너지

그렇다면 정부가 정의하는 재생에너지는 어떤 걸까요?

″재생에너지”란 햇빛·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로서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라는 것입니다. 한 번 사용 하고 나서도 다시 자연 과정에 의해 사용한 만큼의 양이 재생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또는 ‘재생가능에너지’라고 부르는 것이죠. 말 그대로, 재생이 가능하니까요.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습니다!

정부에서 정의하는 재생에너지의 범위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나 대개 나라에서 인정하지 않는 에너지원도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재생에너지에 속하는 ‘폐기물 에너지‘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폐기물을 태워서 얻는 에너지 역시 여전히 대기 오염 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내 ‘신재생에너지’ 통계에 포함된 대부분의 에너지원은 폐기물, 부생 가스, 우드 팰릿 등 실제로 재생시켜 쓸 수 없는 에너지원들이었습니다. 정부가 통계치로 내놓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약 7% 중 국제적으로도 인정되는 태양광, 풍력 등의 실제 재생가능에너지 비율만을 계산한다면 약 1% 정도에 불과합니다. 2016년 기준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율은 1.59%이죠.

정부가 정의하는 ‘재생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에서 진일보했을지언정 여전히 재생이 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원을 포함해 국제적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린피스는 국제 기준에 따라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원‘을 분류하기 위해 ‘재생가능에너지’라고 지칭하며,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의 대안으로 지향하고 있습니다. Renewable energy의 더 정확한 번역이기도 하고요.

화석연료와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에서 재생가능에너지 위주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시민이 모두 힘을 합해야 합니다. 각각의 주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 시대’ 시리즈를 확인하시고, 그린피스와 함께해주세요.

글 : 이진선/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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