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 중 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30대가 장기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뇌사상태로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손현승씨(39)가 심장, 신장(우,좌)을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12일 밝혔다.
손씨는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다가 6m 높이 리프트가 넘어지면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손씨는 끝내 회복하지 못했고,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최근 청와대 청원을 통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던 손씨의 형 손봉수씨는 ”이번 일로 기증이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분들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흉부외과 의사인 손씨는 ”기증을 해서 동생의 일부분이라도 어딘가에 살아있는 것이 차라리 위로가 된다”며 ”(폐 이식을 담당했던) 의사로서 수술한 환자가 이식이 잘 돼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마다 이 말은 기증해주신 분들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손씨는 동생의 사고가 호텔 측의 안전관리 미흡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말하며 사과와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현수막 설치 위치가 당일날 변경되면서 유압 사다리를 빌려줬고 현장 작업자들이 안전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경찰은 호텔과 현수막 설치 업체 측의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