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구속된 지 104일 만에 풀려났다. 이만희는 지난 8월1일 구속된 이후 줄곧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보석을 요청했다.
그는 3차 공판에서는 ”구치소에는 의자가 없어 땅바닥에 앉아 있으니 죽겠다”고 말했고, 지난 4일 7차 공판에서는 ”차라리 살아있는 것보다 죽어있는게 낫겠다. 자살을 하는 게 좋겠다”고도 말했다.
재판부는 이만희의 보석 요청을 결국 받아들였다.
전날(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심리가 상당히 진행돼 죄증인멸의 우려가 크지 않고, 고령인 피고인이 구속 상태에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보석을 허가했다. 다만 이씨에게 전자발치 부착과 함께 주거지 제한 명령을 내렸다.
1931년생인 이만희는 올해 90살이다. 재판부의 판단대로 고령이긴 하다.
그런데 지난 3월 대국민 기자회견 당시 그는 90대 노인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염색을 한 듯 하지만 검은 머리였고, 잘 차려입은 수트가 꽤나 어울렸다. 금색 박근혜 시계를 착용하는 남다른 패션 센스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약 8개월 뒤 수원구치소 밖으로 나온 이만희는 그때의 이만희처럼 보이지 않았다.
구치소 직원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탄 모습이다. 머리도 허옇게 셌다.
자세히 보니 휠체어 탄 이만희는 지팡이까지 들고 있다.
다시 3월로 돌아가보자.
그때 이만희는 휠체어를 타지 않았고, 누군가의 부축 없이 혼자서도 잘 걸어다녔다.
104일 만에 이만희가 풀려났다는 소식에 신천지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신강식 대표는 뉴스앤조이에 ”자신이 영원히 산다고 했던 사람이 아파 죽겠다며 풀어 달라고 한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신 대표는 이만희가 자신을 신으로 받드는 신도들을 통해 증거를 없앨 것을 우려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