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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뚫린 구멍에서 곰 앞발이 튀어나와 커피를 건네주는 '곰 발 카페'의 컨셉은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시작됐다

카페 이름은 '히니치조우'이고 이는 '비일상'을 뜻한다고.

상하이 곰 발 카페 '히니치조우'
상하이 곰 발 카페 '히니치조우' ⓒAngela Leung

상하이에 위치한 아주 독특한 컨셉의 카페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흔히 카페를 떠올리면 뻥 뚫린 외관과 주방, 그리고 얼굴을 마주하고 커피를 주문하는 방식을 생각할 터. 이러한 틀을 과감하게 깬 카페가 등장했다. 카페 ‘히니치조우’의 외관은 두꺼운 회색 시멘트 벽면으로 막혀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고, 벽면 중앙에 작은 구멍이 하나 있는 게 전부다. 더 놀라운 건 벽면에 붙은 QR 코드를 인식해 주문을 넣으면 잠시 뒤 이 구멍에서 곰 앞 발 형태의 장갑을 낀 손이 튀어나와 음료를 전달 준다는 점에 있다. 

‘히니치조우’ 카페는 이러한 독특한 컨셉으로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 났고 가게 앞은 늘 커피를 받으려는 사람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상하이 곰 발 카페 '히니치조우'
상하이 곰 발 카페 '히니치조우' ⓒAngela Leung

얼핏 보면 이 카페의 컨셉이 어렵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그 이유를 알고 나면 감동적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두 명의 직원은 청각 장애가 있으며, 이 카페는 애초에 청각 장애인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만들어졌다. 

카페의 설립자 중 한 명인 왕하이칭은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청각 장애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중국장애인연맹을 통해 바리스타들을 직원으로 고용했다고 밝혔다. 중국장애인연맹에 따르면, 중국에는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이 2000만 명 이상이며 정부의 차별 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업적으로 제한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는 “장애인들이 직면한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런 후일담이 전해지며 평일 오후에도 가게 앞에 길게 줄을 설 만큼 사람들은 더욱 곰 발 카페에 열광했다. 손님들은 곰 앞 발이 나와 커피를 건네줄 때 행복한 표정으로 인증샷을 찍는 등 이 카페의 컨셉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긴다. 

카페를 방문한 한 손님은 “이 거리는 이미 카페로 가득 차 있다. 다른 카페와의 차별점을 두고 강한 개성을 드러낸 게 좋은 것 같다”며 ”라떼를 마셨는데 맛이 상당히 좋았다”고 생생한 후기를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손님은 “현지 언론 보도를 보고 커피숍에 방문했다”며 “장애인을 고용한 카페라고 전해져 그 자체를 응원하고 싶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의 디자인은 창의적이고, 곰 발 서비스는 정말 사랑스럽다”고 말하며 카페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황남경 에디터: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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