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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로나19 시대에 목숨을 걸고 돈을 벌어야 하는 성노동자다

세상은 얼마나 많은 성노동자가 코로나19로 사망했는지 관심 없다.

저자 케이티 테스트롬
저자 케이티 테스트롬 ⓒwww.katietastrom.com/

성노동자 대부분은 정말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의 삶을 더 힘들게만 만들고 있다.

성노동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거리에서 일하는 성노동자는 일반 여성보다 60~100% 살해당할 위험이 증가한다. 그러나 성노동자 살인사건은 신고되지 않고 조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많은 성노동자가 살해당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알아내는 게 불가능하다.

성노동자, 그리고 그중에서도 유색 트랜스젠더 여성의 살인사건은 자주 일어나지만, 관심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경찰은 성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폭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진 건 나 자신과 서로뿐이다. 모든 성노동자는 범죄의 위험에 대비해 자신만의 예방조치 방식이 있다. 예를 들어 무기를 들고 다니거나, 후추 스프레이를 갖고 있거나, 신분 자료 요청을 하거나, 또는 블랙리스트를 우리끼리 공유한다.

 

질병 치료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성노동자가 되다

나는 질병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서 성노동자가 됐다. 다행히 내게 잘 맞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성노동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하기 망설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 몸의 상태는 점점 더 안 좋아졌고 약을 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나는 의뢰인을 선별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지만, 더 힘든 상황의 성노동자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그들은 손님을 선택할 여유가 없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 나를 포함한 많은 성노동자들은 직접 고객을 만나는 것을 중단했다. 물론 의뢰인을 그만 만나는 능력도 많은 성노동자들이 갖지 못한 특권이다. 

나는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도 하므로 실업 보상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성노동자로 일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로부터 단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여전히 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그걸 보는 나는 다시 일하러 가야 한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사망한 2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 중 큰 부분을 차지해야 했던 모든 성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많은 성노동자가 돈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일해야만 했다. 

물론 세상은 얼마나 많은 성노동자가 코로나19로 사망했는지 절대 모를 거다. 대부분의 성노동자가 자신의 직업을 비밀로 하고, 공개한다고 해도 가족이 숨길 가능성이 크다.

성노동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 언제 다시 일을 해야 할지 큰 고민에 놓여있다.   

ⓒOleg Elkov via Getty Images

코로나19와 위기의 성노동자

코로나19는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성노동자는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우리 직업의 특성상 고객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다. 고객과 어느정도 신체 접촉 없이는 우리의 일을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성노동자들이 코로나19 상황에 검증된 고객만 만나거나, 온라인 비디오로 돈을 벌거나, 다른 디지털 서비스로 이 상황을 쉽게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 쉽지 않다.

평범한 성노동자는 온라인으로 일할 때, 대면으로 고객을 만날 때보다 받을 수 있는 돈이 훨씬 적어진다. 대부분의 성노동자가 처음 온라인으로 일을 시작하면 대면으로 고객을 만났을 때 1시간이면 벌 수 있는 돈을 40시간 이상 일해야만 겨우 벌 수 있다. 

또 이미 이 분야의 온라인 시장도 포화 상태다. 신입으로 돈을 많이 벌거나 갑자기 유명해지기는 너무 어렵다.  

ⓒnito100 via Getty Images

성노동자들의 연대

더군다나 아이를 키우는 성노동자는 온라인으로 일을 하기 더 힘들다.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아이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내 아이도 요즘 항상 집에 있기 때문에, 나는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힘들다. 

다시 고객을 안전하게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사는 곳은 비교적 확진자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내가 복용 중인 면역억제제는 날 코로나19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남들보다 항상 더 조심해야 하는 상태다. 

내야 할 돈이 쌓여가고할 각종 고지서를 생각하면 너무 걱정된다.

그 돈을 다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내 성노동자 친구들인 벌써 다시 일을 시작했다. 

고객에게 코로나19 음성 진단서를 요구할까도 생각해 봤다. 하지만 이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고객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고 해도 나와 만나기 전 공백기 동안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이 글을 쓰면서도 또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솔직히 곧 어쩔 수 없이 다른 성노동자처럼 다시 목숨을 걸고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많은 성노동자들은 자신과 공동체를 돕기 위해 조직을 꾸리고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사회가 우리를 ‘일회용’이라고 본다고 해서 우리가 일회용은 아니다. 성노동자들은 슈퍼 생존자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성노동자들은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이 글의 저자 케이티 테스트롬의 현재 본업은 성노동자이지만 프리랜서 작가 및 사회 운동가이기도 하다. 그의 글은 섹스, 장애, 성행위, 사회정의 등 여러 주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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