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21년 05월 27일 14시 38분 KST

'성노동자라는 꼬리표' : 많은 사람이 내게 ‘진짜 직업’ 가지라고 말하지만 성노동자였던 날 고용해 줄 곳이 없다

많은 사람이 한 번 성노동자였던 사람은 사회에서 괜찮은 직업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한다.

CHARLES GULLUNG VIA GETTY IMAGES
자료사진

 

18세 때 뉴욕에서 성매매 피해자로 살다가 탈출 후 새로운 삶을 꿈꿨지만.....

성노동자로 살다 보니 많은 사람이 내게 ‘진짜 직업’을 가져보는 게 어때?라고 말하곤 한다. ”네 글을 보면 똑똑한 것 같아. 일반적인 직업을 가져 보는 게 어때?” 하지만 웃긴 건 내가 평범한 직장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내가 공개적인 성노동자이기 때문이다. 날 고용해 줄 곳을 찾기 힘들다. 

18세 때 뉴욕에서 성매매 피해자로 강제로 성노동을 시작했다. 포주로부터 벗어난 이후 가정 폭력 보호소에 사례관리사로 취직해 3년간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에 걸렸고 재활 훈련을 위해 휴직해야 했다. 재활이 끝난 후 복직하고 싶었지만 바로 해고당했다.  

이후에는 진입 문턱이 낮은 일을 찾아 자발적으로 다시 성노동자로 살기로 결심했다. 고용주들의 ‘착한 척‘과 변덕에 의해 해고당하는 걸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정신건강 문제와 중독 문제를 갖고 있었기에 9~5시까지 일하는 힘든 ‘일반 직업’보다 성노동이 더 잘 맞았다. 일하는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성노동을 통해 나를 돌아 볼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2015년, 드디어 완전히 술과 약을 끊고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성노동자라는 꼬리표’ 직장에서 해고당한 후 갈 곳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고 잘하기도 했다. 사회 복지 분야에서 글을 쓰는 일을 맡았다.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괜찮은 직장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내 이름을 걸고 쓴 기사에서 미국의 반(反) 성매매 운동가들이 성매매 피해자를 대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이 기사는 항의를 받았고, 상사가 나를 부르더니 ”아동 성매매를 지지하는 기사같다”며 말도 안 되게 나를 몰아세웠다. 그 자리에서 그는 나를 해고했다. 

이후에는 날 고용하려는 곳이 없었다. 나는 글을 쓸 때,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성노동자로서의 경험, 성매매, 알코올 중독 경험, 가정 폭력 등에 관해 솔직하게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부적절‘하다는 사회의 시선을 받는다. 마치 나를 고용하면 성매매를 지지한다거나 매춘을 옹호하는 걸로 보일까 봐, 많은 회사와 기관에서 고용하길 거부한다. 단지 돈을 위해 ‘여름 몸매 대비 방법’ 같은 글을 쓰고 싶지 않다. 계속 내가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LAURA LEMOON
저자 로라 르문

이력서 공백, 힘들었던 과거, 부족한 교육, 부족한 사회적 지원으로 갈 곳 없는 성노동자들

성노동자이기에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한 번 성노동자였던 사람은 사회에서 괜찮은 직업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한다. 사랑받을 자격도,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돈을 벌 자격도, 인간답게 품위 있게 살아갈 자격마저 없다는 말도 들었다.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거짓말로 내 모습을 감추고 싶지 않다. 가식적으로 살 봐에야 가난한 무명  작가로 사는 게 낫다.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살고 싶지는 않다. 나처럼 공개적으로 성노동자라는 사실을 밝히면 당연히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꼭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 성노동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성노동자들이 어린 시절 ‘화려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이력서에 공백이 있거나 심지어 과거에 실수로 죄를 지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진짜 직업”을 다시 갖기 힘든 현실적인 이유들이다. 사회는 우리를 전혀 환영하지 않는다. 

 

LAURA LEMOON
저자 로라 르문

 

성노동자가 능력이 있다면 편견 없이 고용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매춘과 성매매에 관한 현재 법률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유일한 선택마저 빼앗고, 전통적인 직장을 구할 기회를 빼앗는다. 우리는 갈수록 가난해지고 절박해진다. 성노동자 중 불법 성매매로 이 일을 시작했든, 자발적으로 일을 하든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사회 시스템과 분위기로는 힘들다. 나는 언젠가 또 집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릴까 봐 두렵다. 다른 공개적으로 성노동자들도 두려워하는 문제다. 

이러한 장벽에 맞서기 위해 성노동자가 아닌 일반 대중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기꺼이 성노동자를 향한 편견 없이 능력만 된다면 그들을 고용하는 것이다. 이력서에 공백 또는 힘들었던 과거가 있어도 이해해 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노동자로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건 매우 어렵다. 

직장에서의 채용 관행을 다양화하길 바란다. 직장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말할 때, 남들과 좀 다른 과거 또는 이력을 가진 사람도 기꺼이 고용하는 문화가 정착하길 바란다. 다른 일반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성노동자도 능력이 있고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성노동자에게 ”남들 같은 직업을 구해라”라고 말할 때, 먼저 본인부터 우리를 향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그런 말을 하려면, 지금 성노동자에게 적대적인 사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먼저 노력하라. 그래야 나도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을 테니. 

 

 
 

 

*저자 로라 르문은 미국 시애틀에 기반을 둔 작가이자 성노동자다. 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