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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 엑스와 섹스하는 게 정신건강에 오히려 이롭다는 연구가 나왔다

나이와 관계 유형을 불문하고 반복되는 요요현상

  • 김태성
  • 입력 2018.10.19 16:28
  • 수정 2018.10.19 16:30

다음은 애인과 이별 후 꼭 지켜야 하는 철칙이다. 만취한 상태에서 애걸복걸하는 문자 보내지 않기, 엑스의 절친과 섹스하지 않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엑스와 다시 섹스하지 않기. 

그런데 상식처럼 여겨지는 이 마지막 사항의 타당성을 의심케 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즉, 과거에 남아야 할 사람과 다시 섹스해도 그 장본인의 삶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웨인스테이트대 연구팀은 참아야 하지만 참기 힘든, 나이와 관계 유형을 불문하고 반복되는 이 요요현상을 조사했다.

ⓒHuffPost

스테파니 스필먼과 동료들은 최근에 이별한 경력이 있는 113명의 연구 대상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별한 지 두 달이 지난 응답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 사이 엑스와 신체적 접촉이 있었나? 있었다면 섹스에 성공했나? 섹스한 다음 날 감정 상태는 어땠나?

연구팀은 엑스와 섹스를 시도한 응답자 대부분이 섹스에 성공했다는 걸 발견했다(성욕은 절제하기 어려우니까). 그러나 엑스와 섹스했다는 사실이 그 관계에 대한 응답자의 태도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와 섹스를 시도할 확률이 높은 응답자는 엑스에 대한 집착이 심한 사람이었다. 연구팀은 그 배경에는 친밀감과 연대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엑스와 섹스한 응답자가 그로 인해 더 우울해지거나 괴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필먼은 이번 결과가 사회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번 연구는 엑스와의 섹스를 문제 삼는 사회적 시각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관계를 쉽게 청산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엑스와 섹스를 더 적극적으로 시도했는데, 그런 사람의 의도를 더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관계 전문가들은 엑스와의 섹스로 인한 장기적인 파장을 염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계지지망 자선단체 릴레이트(Relate)의 자문 거르프리트 싱은 엑스를 다시 찾는 사람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흥미로운 데이터가 제시된 것은 사실이지만, 엑스와의 섹스에 따른 장기적 파장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싱은 삶에 진전이 있으려면 관계를 깨끗이 청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계가 제대로 청산돼야 헤어진 사람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마당에 섹스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만 더 커지는 게 아니라 근거 없는 ”거짓 연대”도 형성될 수 있다고 그는 주의했다. ”엑스가 그립다고 그를 다시 만나 섹스하는 건 위험한 짓이다. 이별이 더 어려워진다.”

″어떤 상황에서든 엑스와 섹스를 한다는 건 연대가 유지된다는 걸 의미한다. 차이가 있다면 새로운 상황에 각자가 투자했다고 느끼는 감정과 기대감이다. 장기적으로는 - 이번 연구는 그 여파를 고려하지 않았다 - 상대방에 대한 두 사람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 관계에 대한 기대감까지 바뀔 수 있다.”

섹스 주제 작가 수지 고드선은 싱의 말에 자신도 동의한다고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현실을 피할 수는 없다. 엑스와의 섹스가 열정을 잠깐 불태울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별을 초래한 모든 문제가 다음 날 아침 갑자기 사라질 리는 없다.”

고드선은 다음과 같이 이 논란을 압축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만사 존스가 이런 말을 한다. ’엑스와의 섹스는 어떻게 보든 우울해. 좋을 경우 다시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나쁠 경우 엑스와 섹스했다는 사실이 남지.”

 

*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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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섹스 #정신건강 #이별 #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