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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편들에게 무슨 일이?: 출산 임박한 만삭 임신부에게 남편 옷과 반찬 챙기라는 서울시

감수 : 대한산부인과학회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서울시가 출산이 임박한 만삭 임신부들에게 아이를 낳기 전 남편 옷과 밥을 챙기라는 ‘임신 정보’를 게재해 논란이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에 올라온 ‘임신 정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대를 역행하는 성차별적 매뉴얼 때문이다.

이 사이트는 임신 주수별로 임신부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리고 관련 민원을 쉽게 처리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2019년 개설됐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지가 않다. 먼저 임신 말기에 해당하는 35주차, 서울시는 임신부들에게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둡니다.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 두면 요리에 서툰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또 “3일 혹은 7일 정도의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둡니다”라는 부분도 있다.

둘째 아이를 낳을 때는 갑작스러운 진통에 대비해 큰 아이를 맡아 줄 사람을 찾고, 생필품 및 가스 점검과 문단속까지 임신부의 몫으로 뒀다. 남편은 큰 아이를 보살필 수 없는 건지, 가스 점검과 문단속마저 못 하는 존재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임신부의 건강을 위한 체중관리를 표현한 부분은 점입가경이다. ″배가 불러온다고 움직이기 싫어하면 체중이 불어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한다면 특별한 운동을 추가로 하지 않아도 체중관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며 ‘걸레질 꿀팁’까지 알려 준다.

또 결혼 전 입었던 옷이나 출산 후 입고 싶은 ‘작은 사이즈’의 옷을 바라보며 좀 더 먹고 싶거나 운동을 거르고 싶을 때 자극을 받으라는 부분도 있다.

‘임신 중 성생활’에 대해서는 임신 중 성관계 횟수를 줄이라며 “남편이 돌발적으로 아내를 덮치거나 과도하게 격렬한 성행위를 하게 되어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정보의 감수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맡았으며, 현재 문제가 된 내용들은 삭제된 상태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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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서울시 #임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