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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업성취도 상위권 학생 100명 중 저소득층 비율은 3명 밖에 안 된다

서울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학업탄력성'을 분석한 결과

  • 허완
  • 입력 2020.12.27 16:34
  • 수정 2020.12.27 16:35
(자료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12월23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받고 있다.
(자료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12월23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받고 있다. ⓒ뉴스1

서울의 고등학생들 중 학업성취도에서 상위 25%에 속하는 저소득층 학생은 100명당 약 3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서울지역 고등학생의 기초자치구별 학업탄력성 양상 및 특성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고교 1학년 기준 학업탄력성 학생 수(96명)는 조사대상 전체 학생(2721명) 대비 3.53%였다. 100명 중 3.5명이었다는 뜻이다.

학업탄력성 학생은 가구월평균소득이 하위 25%이면서도 학업성취도는 상위 25%에 해당하는 소위 ‘개천의 용’ 학생을 의미한다. 

지난 2010년에는 학업탄력성 학생이 1.92%로 집계됐으며 2014년에는 3.75%로 파악됐다.

저소득층 학생 수 대비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 조사대상 전체(786명) 저소득층 학생의 12.21%(96명)만이 상위 25% 안에 들었다. 100명 중 1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2016년 수치를 과목별로 나눠보면 영어에서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이 가장 낮았다. 전체 학생(2710명) 대비 3.69%(100명)만이 상위 25% 안에 포함됐다. 국어와 수학은 각각 4.94%와 4.25%로 나타나 영어보다 높게 나왔다.

영어는 조기유학이나 영어유치원 등 사교육 격차가 사회경제적 배경에 크게 의존해 저소득층 학생이 학업탄력성 집단으로 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학업탄력성 비율이 높은 지역은 오히려 방과후학교 참여 정도가 낮게 나타난 것도 흥미롭다. ”이는 ‘개천의 용’이 방과후학교를 활용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의 학습을 통해 효과를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수업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12월 초,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 선생님이 학생들과 쌍방향 화상수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수업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12월 초,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 선생님이 학생들과 쌍방향 화상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 대비 학업탄력성 집단 비율이 20% 이상인 곳은 동대문·송파·양천·종로구로 파악됐다. 이곳들은 저소득층 학생 10명 중 2명 이상은 학업성취도가 상위 25%를 보인다는 뜻이다.

10% 미만인 자치구는 강동·강북·광진·구로·동작·서초·용산·은평구 등 8곳이었다. 특히 서초구는 이 비율이 ‘0%’였다.

특히 학업탄력성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만 놓고 비교하면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사교육 참여 정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업탄력성 비율이 높은 지역의 학생들은 저경력 교사 비율이 낮고, 교사들의 평균 수업준비 시간이 더 긴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자질이 학업성취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안영은 교육연구정보원 연구위원은 ”자치구에 따라 교사 전문성이나 수업 질에 있어서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체재 내에서도 학생들이 충분한 학업탄력성을 갖출 수 있도록 양질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안 연구위원은 ”현재까지 교육격차 문제는 저소득층 학생의 학업부진에 집중됐다”면서 ”저소득층 학생의 상위권 진입과 유지에서도 평등한 경쟁이 될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이 고안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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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서울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