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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설강화' 시나리오가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아니라고 하면 아닌 줄 알아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JTBC '설강화'
JTBC '설강화' ⓒJTBC

JTBC가 올해 중 편성한 드라마 ‘설강화’ 시나리오에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그러나 사실상 ‘아니다’라는 말 뿐 문제가 되고 있는 내용을 전혀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JTBC는 26일 공식 인스타그램 등에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라며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다. 그 회오리 속에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 드라마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지난해부터 드라마계 사정에 밝은 네티즌들은 ‘설강화’의 시나리오를 접한 후 우려를 쏟아냈다.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가장 핵심적으로 왜곡하는 설정들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먼저 민주화운동의 격동 속 여자기숙사에 숨어든 남자 주인공과 그를 숨겨주고 보호하는 여자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라는 로그라인만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남자 주인공이 사실은 남파 간첩이었다는 설정이 가미된다면? 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열사들과 시민들이 ‘간첩’으로 몰려 모진 고문을 겪었으며 이것이 현재까지도 남아 있는 극우 집단의 논리임을 생각해 보면 드라마라고 용서해서는 안 되는 부분임을 많은 드라마 팬들이 지적하고 나섰다.

여기에 소위 ‘서브 남주‘라 불리는 캐릭터는 수많은 고문 기술자들이 소속됐던 안기부 소속이라는 점도 문제가 됐다. ‘하다하다 안기부 러브스토리까지 봐야 하냐‘는 불만이다. 더불어 이 캐릭터를 묘사하는 ‘대쪽 같은 성격’이라는 표현 역시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SBS ‘조선구마사‘의 명백한 역사왜곡 이후 이 같은 문화계 행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시청자 움직임이 거세지며 ‘설강화’에 제작 지원을 한 업체들에도 항의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 가구업체는 실제 지원을 취소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JTBC는 급하게 입장문을 내 사태를 진화하려는 모습이지만 막상 그 내용은 아무런 의혹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는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특히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한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 의도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어지고 있는 논란이 ‘설강화’의 내용 및 제작 의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힌다. 아울러 공개되지 않은 드라마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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