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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14일 18시 04분 KST

갑자기 튀어나온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트럭 기사에게 이런 판결이 내려졌다

운전자 의무를 지켰는지가 쟁점이었다.

A(54)씨는 지난해 9월5일 오전 8시20분께 화물차를 몰고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그는 차도로 갑자기 튀어들어온 보행자 B(62)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아 버렸다. B씨는 병원에 옮겨졌지만 8일 만에 숨졌다.

검찰은 A씨가 전방 좌우를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 안전운전을 해야 하는 운전자의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B씨가 갑자기 도로를 가로지른 것은 A씨가 예상하기 어려운 이례적 사태였고, 운전자가 이런 사태까지 대비할 의무는 없다고 본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김재근 판사는 이런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사고 당시 A씨는 4개 차로 중 2차로를 시속 30㎞로 주행 중이었다. 직진 차로인 3·4차로는 정지 신호에 따라 차들이 모두 멈춰 있었다. B씨는 차들이 서 있던 4차로와 3차로를 지나 2차로를 가로지르다 A씨 차에 부딪혔다. 횡단보도는 사고 지점에서 40m가량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재판부는 이런 상황에 주목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재판부는 ”보행자는 횡단보도로 횡단해야 하므로 A씨로서는 피해자가 3, 4차로를 가로질러 다른 차량 사이로 무단 횡단할 것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B씨가 3차로를 지난 때로부터 약 0.44초 만에 A 씨의 차에 부딪혔으며 일반적으로 인지반응 시간에 1초 정도가 걸린다”며 “A씨가 무단 횡단하는 B씨를 발견하지 못했을 개연성이 있으며 발견했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