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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나온 스테이크가 고추장 구이로 둔갑' 원주의 한 중학교에서 재활용 급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활용 급식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주장한 노조.

원주의 한 중학교가 지난 1일 학교 급식에 목살 오븐 스테이크를 배식하고 남자 다음 날 고추장 마늘구이로 재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사용하고 남은 목살 오븐 스테이크(왼쪽)와 다음날 반찬으로 제공된 고추장 마늘구이
원주의 한 중학교가 지난 1일 학교 급식에 목살 오븐 스테이크를 배식하고 남자 다음 날 고추장 마늘구이로 재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사용하고 남은 목살 오븐 스테이크(왼쪽)와 다음날 반찬으로 제공된 고추장 마늘구이 ⓒ한겨레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 제공

강원도 원주의 한 중학교에서 배식하고 남은 음식을 다시 급식 재료로 재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강원도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는 20일 오전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주의 한 중학교 급식과정에서 식품위생법과 학교급식법 등을 위반한 사례가 있다고 폭로했다.

강원지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학교는 지난 2일 급식에서 삼겹살 고추장 마늘구이를 내놓으면서 전날 배식하고 남은 목살 오븐 스테이크를 섞어서 사용했다. 그러면서 조리 실무사들에겐 “요즘 검열을 나오니 내가 신호를 주면 그것을 치우라”고 지시하는 등 은폐 시도 의혹도 제기했다.

이어 노조는 “이 목살 오븐 스테이크는 지난 6월30일 급식에 내놨던 파인애플을 재사용해 만들었으며, 지난 6월30일 닭다리 삼계탕으로 배식하고 남은 닭다리를 아직도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배식된 과일 화채는 지난 6일과 7일 각각 배식했던 생과일 멜론과 블루베리를 재활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이런 재활용이 일상화 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24일에는 칼만두국을 배식하면서 칼국수가 남자 이를 냉동 보관한 뒤 지난 9일 냉동실이 좁다는 이유로 오전 8시께 상온에 방치했다가 오후 4시께 다시 재냉동하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2월31일 배식한 아이스크림을 반년이 지난 지금도 보관 중이라고 했다. 이밖에 배식하고 김치가 남으면 전날 사용한 김치를 밑부분에 깔고 새 김치를 위에 덮어서 배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30일 닭다리 삼계탕으로 배식하고 남은 닭다리를 아직도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는 모습.
지난 6월30일 닭다리 삼계탕으로 배식하고 남은 닭다리를 아직도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 제공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는 ‘식품접객영업자는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이나 먹을 수 있게 진열 또는 제공한 음식물에 대해서는 다시 사용·조리 또는 보관(폐기용이라는 표시를 명확하게 하여 보관하는 경우는 제외한다)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강원지부는 또 이 학교 조리 실무사들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과 갑질,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의혹도 있다며 강원도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다. 박재경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장은 “향후 이 건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노조는 학교 급식의 안전과 조합원의 노동인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이 사안에 대해서는 교육청 감사팀에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위법한 내용이 발견되면 적법하게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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