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부선이 "이재명 본인이 직접 나를 고소하라"고 촉구한 이유 분석

김영환도 "대리인 뒤에 숨지 말고 이재명이 직접 나서라"고 했다.

  • 손원제
  • 입력 2018.06.27 15:37
  • 수정 2018.06.28 13:35
김부선씨가 2017년 7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뿌리뽑아달라'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부선씨가 2017년 7월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뿌리뽑아달라"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 쪽이 26일 배우 김부선씨와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해, 김부선씨와 김영환 전 후보가 ”진실을 밝히려면 대리인을 내세우지 말고 이재명 본인이 직접 고소하라”며 날선 반응을 내놓았다.

이 당선인 쪽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은 26일 ”김 전 후보와 배우 김씨가 ‘비 오는 날 김씨의 서울 옥수동 집에서 이 당선인과 김씨가 밀회를 나눴다’고 주장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가짜뉴스대책단은 ”김 전 후보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비가 엄청 오는 2009년 5월22일부터 24일 사이에 김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러 봉하로 내려가던 도중 이 당선인으로부터 옥수동 집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두 사람이 옥수동 집에서 밀회를 가졌다고 했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인 5월23일부터 영결식이 있던 29일까지 서울에서 비가 왔던 날은 23일뿐이고 23∼24일 김씨는 제주 우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위사실을 유포한 김 후보도, 공범으로서 이를 도운 김부선도 자신들의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부선씨는 26일 밤 페이스북에 ”가짜뉴스대책단은 말장난 하지 말라”는 글을 올려 반박했다. 김씨는 ”나는  2009년5월 ’22일~24일’이라고 날짜를 특정한 적 없다. 비가 엄청 오는 날, 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뵈러 봉하에 가는 길이라 했”을 뿐이라고 이 당선인 쪽 주장을 일축했다. 김씨는 ”과거 날짜를 헷갈렸던 적은 있었으나 이후, 날짜를 특정한 적은 없었다. 또한 날짜를 헷갈렸다고 있었던 사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2월 페이스북에 ”가짜 총각아 2009년 5월22일 어디 계셨나요?”라며 이 당선자를 겨냥한 글을 올린 바 있다. 김씨는 ”당시 제게 또 전화하셨습니다. 내 집에서 만나자고요. 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 왜 가냐고 옥수동 집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때는 날짜를 헷갈렸던 것일 뿐이라고 이번에 해명한 것이다.

26일 올린 반박글에서 김씨는 또 “2009년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님 관련 많은 행사에 수시로 참여했다. 문제가 되는 ‘비가 엄청 오는 날‘도 나는 봉하로 향했고, 성남을 지나가며 분명히 이재명과 해당 내용의 통화를 했다”고 거듭 자신의 폭로가 사실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옥수동으로 가라‘는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의 말을 나는 거부했다. 그러므로 해당 일에 밀회는 없었고, 나는 그런 주장을 한 바도 없다. 역시 가정이 틀렸으므로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가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는 이 사실과 무관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당일 밀회가 이뤄졌다는 김영환 전 후보 폭로와는 달라진 부분이다. 김씨는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경찰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김씨는 “2009년 5월20일~24일”은 오로지 이재명을 위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결과를 껴 맞추기 위한 이들에게나 중요한 것”이라며 ”정히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결백을 증명하고자 한다면 날짜를 특정하지 말고, 이 사건 전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고소고발이 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짜를 특정 지어 고발하는 것은 상대적 약자에 대한 ‘겁박‘과 ‘횡포‘이자 ‘국민기만‘이다”라며 ”진심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결백을 입증 하고 싶다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접 나 김부선과의 관계 전체를 ‘허위사실’로 고소하면 될 것”이라고 이 당선인 본인이 직접 고소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 쪽으로부터 배우 김부선씨와 함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 쪽으로부터 배우 김부선씨와 함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김영환 전 후보도 “이재명 본인이 직접 고소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김 전 후보는 이 당선인 쪽의 고발 방침 발표 직후인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당선인은 비겁하게 뒤에 숨지 말고 저와 김부선을 직접 고소하라”고 촉구했다. 김 전 후보는 ”두 사람의 주장이 상반되므로 진실이 밝혀지길 진심으로 원한다면 직접 고소를 통해 대질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선씨와 김영환 전 후보가 동시에 이 당선인의 직접 고소를 촉구한 것은 가짜뉴스대책단의 고발이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한정된 탓에 ‘스캔들 의혹’ 전반의 실체를 드러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불확실한 기억에 의존해 주장을 펴온 터여서 영결식 참석 여부와 날씨 등 선거법 관련 세부 사실관계에 한정해서 법적 공방이 이뤄질 경우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당선인 캠프가 아닌 이 당선인 본인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이 당선인과 김씨 관계 전반의 사실성으로 법적 공방의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 당선인의 도덕성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커진다. 세부 사실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큰 틀의 관계 전반과 도덕성을 함께 검증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이 당선인의 직접 고소를 촉구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재명 #김부선 #노무현 #스캔들 #고소 #고발 #영결식 #김영환 #옥수동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