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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가 이 그림을 관람한 의미는 꽤 복잡하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였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살만(33) 왕세자가 8일(현지시각) 프랑스를 방문했다. 마르세이유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에 참가하려던 기존 계획이 취소됐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그를 루브르박물관으로 초대했다. 둘은 그곳에서 저녁을 함께 먹었다.

마침 루브르 박물관에선 19세기 유명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모하메드 왕세자는 마크롱과 함께 들라크루아의 명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그림을 관람했고, 이 사실은 화제를 모았다. 그림 속 ‘가슴’ 때문이다.

ⓒDEA / G. DAGLI ORTI via Getty Images

그림엔 ‘자유의 여신’ 가슴이 드러나 있다. 사우디는 여성이 팔이나 다리를 노출하는 것조차 엄격히 금한다. 수입 책, 영화, 드라마에서도 여성 노출 장면은 삭제된다.

AFP통신은 ‘Macron shows bare-breasted Liberty to Saudi prince at Louvr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초강경 보수 국가 사우디의 후계자에게 보여주기엔 위험한 선택이었다”면서 ”사우디는 최근까지 콘서트에서 남녀가 섞여 앉을 수 없었고 여성이 온몸을 가리는 옷을 입어야 하는 나라다”라고 보도했다.

2016년 1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방문해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때 이탈리아 총리실은 비너스상 등 유명 누드 조각상을 박스로 가렸다.

ⓒFILIPPO MONTEFORTE via Getty Images

누드가 아니더라도 이 그림을 관람한 것의 정치적 함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림이 다룬 ’1830년 7월 혁명’의 성격(왕정을 무너뜨림) 때문이다. AFP는 ”사우디의 혁신적 변화를 주문하는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지난해 6월 고령의 사촌에게서 왕세자 직을 넘겨받은 뒤 반부패기구를 꾸려 대규모 숙청작업에 나섰다. 그는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며 ‘비전2030’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외교 순방도 ‘비전2030’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을 얻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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