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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머리 단일팀 총감독 뿔났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비협조 때문이다.

ⓒ뉴스1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세라 머리(30)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총감독이 2018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비협조에 단단히 화가 났다. 남북 선수단의 분위기 전환과 재충전을 위해 마련한 팀본딩(팀을 아교처럼 결합한다는 뜻) 계획이 조직위의 무신경한 처사로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머리 총감독은 휴식일은 8일 북한의 박철호 코치를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남북 선수 전원이 참가하는 해안 피크닉을 준비했다. 바닷가에 나가 바람도 쐬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고된 훈련에 지친 선수들에게 휴식과 함께 ‘한 가족’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조직위원회는 머리 총감독이 요청한 선수단 수송 버스를 내주지 않았다. 연습훈련이나 경기를 하러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줄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머리 총감독이 발끈했다. 단일팀 관계자는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느냐? 내가 단일팀을 원한 것도 아니지만, 단일팀이 됐다면 최선을 다하는 게 나의 의무다. 그런데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팀본딩에 버스를 내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결국 선수단은 택시를 잡아타고 나가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했지만, 선수들까지 뒷맛이 씁쓸하다.

남녀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지난달 25일 원팀을 구성한 뒤 머리 감독의 계획에 따라 내부 결속을 다져왔다. 북한 선수들을 위해 라커룸 환경을 바꾸고, 우리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에게 전술노트를 설명하도록 돕고, 함께 모여 식탁에 앉고, 생일축하 파티에 총감독이 참가한 것들이 그렇다. 선수들을 공정하게 평가해주고, 목표의식을 심어주면서 이제 남북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북한의 박철호 코치도 피크닉에 전격적으로 동의할 정도로 남북 단일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사령탑에서도 느껴진다.

머리 총감독은 화학적 결합(케미스트리)을 위해 팀본딩을 계속해왔다. 10일부터 시작되는 올림픽 본선 B조(한국 스위스 스웨덴 일본) 경기를 앞두고 팀 조직력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진지함과 성실함, 계획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평창조직위원회는 버스 한 대의 배차를 아끼면서 머리 총감독과 선수단에 생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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