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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18일 14시 03분 KST

피고인 이재용이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는 데 대한 삐딱한 시선들

재계를 대표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다.

뉴스1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있다. 

18일 막을 올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참여한 특별수행원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업인 중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행이 가장 큰 화제를 모았다.

재계 1위 그룹 총수의 참여가 남북경협의 활로를 열어줄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는 한편으로, 뇌물 공여 등 국정농단 관련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면죄부를 발부받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정의당이 원내정당으로는 유일하게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이 포함된 것은 뜨악했다”며  ”이 부회장 방북은 국민의 정서에는 부합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부에서 불법행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은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그럼에도 대법원 판결을 앞둔 엄연히 중대 피의자인 이 부회장을 포함시킨 것은 문재인 정부가 자기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친재벌 시그널 보내고 있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자칫하면 이 부회장에 정치적 사면에 준하는 (면죄부를 준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을 면밀히 검토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도 지난 16일 오후 논평을 내어 ”이재용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피고인이 아닌가”라며 ”적폐청산을 목표로 내세운 정부에서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지금이라도 정부는 이재용을 명단에서 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청와대와 재판 중인 피고인의 밀착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디어오늘의 다른 기사에 따르면, 김경률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17일 이 매체와 한 통화에서 이 부회장이 지난 7월 삼성전자 인도 공장에서 문 대통령과, 지난 8월 김동연 부총리와 각각 만난 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 현 정부와의 근접 조우라는 점을 거론하며 “사법부와 행정부가 아무리 독립돼 있다고 하나 지금처럼 (행정부와 피고인이) 밀착되어서는 엄정한 사법적 판단이 안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조성훈 경실련통일협회 간사도 “이재용 부회장이 방북단에 굳이 포함돼야 하는가 의문이다. 재판중인 문제도 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북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면죄부 성격이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방북이 과거 재판 도중에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했다가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은 재벌 총수들의 ‘허물 벗기’ 전략을 따라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겨레에 따르면,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때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은 당시 형사재판을 받던 몸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했다. 이들은 정상회담 이듬해인 2008년 8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다.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는 “일반인은 집행유예 기간에 출국 한번 하기도 어렵다”며 “최근 들어 정부가 이 부회장 재판이 다 끝난 것처럼 여러 활동을 함께하는데, 재판부 입장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재계에서도 곱지 않은 시각이 있다. 한 대기업 홍보 임원은 한겨레에 “지난해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을 선정할 때는 사업 연관성이 있어도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는 이유로 배제했는데, 이번에 삼성을 포함한 것은 형평성을 잃은 조처”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이런 시각을 일축한 바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방북단 구성을 발표하면서, 이 부회장 관련 질문에 “재판은 재판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일은 일이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재판에 영향을 끼칠 의도도 그럴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