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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간접고용 노동자 1만명 직접고용 전환

무노조경영이 폐기되는 결과로 이어질 듯하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 지회,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삼성에스원노동조합 등 삼성그룹 4개 노동조합이 지난 3월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무력화 중단과 불법사찰 사죄”를 요구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 지회,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삼성에스원노동조합 등 삼성그룹 4개 노동조합이 지난 3월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무력화 중단과 불법사찰 사죄”를 요구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강창광 기자

삼성이 삼성전자서비스와 함께 일하는 간접고용(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두 직접고용(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직접고용 전환은 대기업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서 큰 진전을 이루는 것이고, 80년간 고수해온 삼성의 무노조경영이 사실상 폐기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7일 삼성전자와 노동계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2시 삼성전자서비스 등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 오후 삼성전자서비스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다만 세부 내용은 보안을 유지 중이다”며 사실상 시인했다.

삼성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 전환에 대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사전 협의를 했고, 세부 내용에 관해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직접고용하는 노동자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기사와 콜센터 직원, 자재조달 협력업체 노동자 등 총 1만명에 달해, 단일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삼성의 직접고용 전환 발표는 최근 검찰이 노조와해 문건 수사 과정에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삼성이 직접 관리하면서 노조 파괴를 지속적으로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그룹 사령탑인 미래전략실의 핵심인사들이 관련된 증거가 대거 확보되면서,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피하기 어렵게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재판(뇌물혐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현대차, 에스케이, 엘지 등 다른 대기업들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본사 또는 자회사의 직접고용으로 전환했으나, 재계 1위 삼성은 간접고용을 고수했다.

삼성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 전환과 관련해 명시적으로 무노조경영 포기를 선언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직접고용 전환 이후에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 700여명이 자동적으로 삼성전자서비스의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앞으로 단체협상 등 노사간 대화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1938년 창사 이래 80년간 고수해온 무노조경영이 자동적으로 폐기되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는 그동안 삼성전자에 정규직 전환과 함께 노조 인정을 요구해왔다.

노동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그룹 전체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와 삼성지회(삼성물산 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에스원 노조 등 4개의 민주노조가 있는데, 최대규모인 삼성전자서비스 지회를 중심으로 다른 민주노조와 연대를 강화하면 삼성전자에 민주노조를 건설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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