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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에 혼자 조깅하는 여성' 광고 방영한 삼성이 영국 내 비판 여론이 일자 사과했다(광고 영상)

”어떤 여성도 새벽 두 시에 밤거리를 나서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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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게티 이미지/ 삼성 유튜브

영국에 방영된 삼성 갤럭시 광고가 현지에서 비난 여론에 휩쓸렸고, 삼성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광고를 기획했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사과에 나섰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

BBC에 따르면 삼성의 최근 광고는 새벽 2시의 길거리에서 혼자 조깅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갤럭시 버즈와 워치를 홍보하는 광고였다. ”나는 누구나 달리는 시간에 달리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의 스타일을 선택한다”는 문구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본 영국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어떤 여성도 광고처럼 밤거리를 활보하지 못한다” ”여성이 처한 현실에 무신경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영국 여성 안전 단체 ‘리클레임 디즈 스트릿츠(Reclaim These Streets-거리를 되찾자)’ 또한 지난 1월 아일랜드에서 산책로를 달리던 여성 애슐링 머피가 살해된 사건을 언급하며 ”광고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광고는) 시대착오적인 동시에 상위 직급으로 갈수록 여성 의사 결정권자가 부족한 현상을 잘 보여준다”며 입을 연 그들은 광고를 제작할 때 여성 직원이 한 명이라도 포함되어 있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광고 영상 캡처.
광고 영상 캡처. ⓒ삼성 유튜브

실제로 지난해 8월 영국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여성 중 절반 가량은 밤거리를 혼자 걸을 때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작년 3월, 런던에서는 경찰관이 밤에 귀가하던 여성을 납치 살해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삼성은 SNS를 통해 ”이 광고는 갤럭시 제품의 유저들이 자신의 일정에 따라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취지”였다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우먼스 러닝’지의 에디터 에스더 뉴먼은 ”여자들은 무서워서 저 시간에 나가지도 못한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여성 러너들은 안전에 대한 걱정때문에 특히 밤에는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는다”며 영상 속 여성이 헤드폰을 끼고 있다는 사실 또한 지적했다. 

온라인 러닝 커뮤니티 또한 ”기획 취지는 여성이 안전 속에서 자유와 사치를 누릴 수 있다는 내용을 담으려는 것 같지만, 슬프게도 이는 현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냈다. 

삼성은 BBC를 통해 ”여성의 안전에 대한 무지를 보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광고가 어떻게 보여졌는지에 대해 사과한다. 이 캠페인은 언제나 운동할 수 있는 자유와 개성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했던 광고”라고 전했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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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삼성 #갤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