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021년 08월 20일 11시 03분 KST

미국 중학생들이 과거 '마녀사냥'에 희생된 무고한 여성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나섰다

1693년 엘리자베스 존슨 주니어(22)라는 여성은 재판에서 마녀로 판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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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럼 

보스톤(AP) —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중학생들이 수 세기 전 마녀사냥 당한 여성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나섰다.

과거 미국의 세일럼이라는 지역에서는 15세기 이후 무고한 여성을 ‘마녀’라고 몰아가 재판하고 불에 태우는 등의 일이 흔했다. 주로 기독교의 종교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력 유지를 위해 여성을 희생했다. 미신, 정치적 갈등, 또는 단순한 억측에 의해 수많은 여성이 숨졌다.

1693년 엘리자베스 존슨 주니어라는 여성은 재판에서 마녀로 판결 받았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법적으로 ‘마녀’라는 오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3~14세 중학생들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노스앤도버 중학교의 학생들은 이 여성을 법적으로 사면할 방법을 강구했다. 교사 캐리 라피에르도 학생들을 도왔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미국 민주당 의원인 다이애나 디조글리오에게 이 사안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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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조글리오 의원은 ”역사의 과오를 바로잡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존슨 주니어에게 씌워진 마녀라는 판결을 사면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우리는 이 희생자들에게 일어난 일을 결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는 기록을 바로 세울 수 있다.”

마녀로 판결 받은 여성들은 법적으로 그 기록이 남아 있었다.

현재까지 과거 미국에서 마녀라고 판결 받은 수많은 여성 희생자들의 판결을 무효화하는 노력이 328년 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존슨 주니어라는 여성은 여전히 잘못된 판결 속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그는 현재 기록상 미국의 ‘마지막 마녀’로 남아있다. 다른 희생자들과 달리 법적으로 공식 사면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존슨 주니어는 마녀로 판결 받았을 때 불과 22세였다. 그의 어머니 역시 마녀사냥 당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어머니는 목사의 딸이었으며, 결국 시간이 흘러 무죄라고 재판결 받았다. 하지만 어쩐 이유에서인지 엘리자베스를 위한 재판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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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안 발의에 도움을 준 중학생 아르템 리크하노브(14)는 ”마녀재판 후에도 사람들이 얼마나 미신을 믿었는지 보여준다. 마녀재판이라는 행위가 사라진 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마녀의 존재를 믿었다. 오랜 시간 엘리자베스가 마녀라고 믿는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디조글리오 의원은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누군가의 아내도 아니었고 아이도 없었다”고 말했다. ”후손이 없었기에 그동안 그의 판결을 뒤집기 위해 나선 사람도 없었을 거다.”

이 일에 나선 중학생들을 지도한 교사 라피에르는 처음에는 망설이는 학생도 있었다고 밝혔다.

”사실 21세기에 과거 마녀사냥에 대한 일을 다루는 것에 회의적일 수도 있다. 코로나19나 대통령 선거 등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와중에 말이다. 하지만 비록 우리가 한 일이 작은 일일지라도 제대로 해낸다면 세상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모두 동의했다.” 라피에르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