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허프 단독 인터뷰] '디즈니 배우 출신 가수' 사브리나 카펜터는 K팝 그룹 멤버를 꿈꾼다

첫 내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 김태우
  • 입력 2019.04.09 11:24
  • 수정 2019.04.16 09:36

미국 가수 겸 배우 사브리나 카펜터에게는 데뷔 이후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었다. ‘제2의 마일리 사이러스‘, ‘제2의 셀레나 고메즈‘, ‘디즈니 스타’, ’10대가 사랑하는 싱어송라이터’ 등이다. 

ⓒHUFFPOST KOREA/TAEWOO KIM

그는 2011년 미국 드라마 ‘성범죄수사대‘의 단역으로 데뷔해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된 ‘라일리의 세상‘, ‘마일리 머피의 법칙’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2014년부터는 디스코그래피도 차곡차곡 쌓고 있다. 2014년 EP ‘Can’t Blame A Girl For Trying’으로 데뷔해 총 세 개의 정규 앨범을 냈다. 알렌 워커가 만든 곡 ‘온 마이 웨이’에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파루코와 함께 보컬로 참여했고, 아리아나 그란데 투어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한국 가수와의 인연도 꽤 깊다. 지난해 11월에는 몬스타엑스와 함께 미국 라디오 방송국 아이하트라디오에서 개최하는 투어 콘서트에 섰고 같은 해 8월 아시아 프로모션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는 레드벨벳, 악동뮤지션 수현 등과 만났다. 

그는 최근 첫 내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콘서트가 끝나고 이틀 뒤인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사브리나 카펜터와 만났다. 무대 위에서는 프로 가수의 면모를 뽐냈던 그는 어느새 노래방과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 평범한 10대가 되어있었다.

당신도 하루빨리 사브리나 카펜터의 이름을 외워두는 게 좋겠다. 아마 몇 년 뒤면 그는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사브리나 카펜터’라는 이름만으로 유명해져 있을 테니 말이다.

ⓒHUFFPOST KOREA/TAEWOO KIM

한국 팬들과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콘서트는 어땠나요? 

=한국에 온 건 이번이 두 번째지만 콘서트에 선 건 처음이었어요. 팬들의 열정넘치는 응원에 정말 놀랐어요. 이미 스무 번 넘는 공연을 마쳤는데 매번 공연하는 국가의 언어를 전혀 모르는데도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었어요. 모두 음악 덕이에요. 

 

지난해 쇼케이스 도중에 긴급재난알림이 울렸다고 들었어요. 이번 공연에서는 별일 없었나요?

=기억나요. 정말 깜짝 놀랐죠. 다행히 이번에는 날씨가 좋아서 그런 일은 없었지만 역대 최고로 웃긴 공연이었던 것만은 분명해요. 한 곡이 끝나고나면 무대 위 조명이 모두 꺼지는데 너무 어두워서 밴드 멤버들과 계속 부딪히곤 했거든요. 거의 모든 곡의 도입부를 맡았던 기타리스트는 제가 준비됐는지도 확인할 수가 없어서 그냥 연주를 시작해버리기도 했어요. 조명이 다시 켜지면 뜬금없이 이상한 자리에 서있기도 했고요.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관객분들의 환호 덕에 괜찮아졌어요.

 

디즈니 스타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었나요?

=다들 그렇게 알고 있지만 사실 그 반대예요. 10살쯤 노래를 쓰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 연기를 시작했죠. 당시에는 전문적으로 곡을 쓰는 방법을 몰라서 취미에 불과했어요. 연기를 시작한 이후에는 사람들과 협업하는 방법이나 프로의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사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게 훨씬 재미있어요. 저 자신을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사브리나 카펜터의 음악은 ‘틴 팝’(10대들을 위한 음악)으로 구분되곤 해요. 스무살 생일을 단 한 달 앞둔 지금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하나요?

=이번 투어에서 깨달은 점인데 제 음악은 특정 나이대를 위한 게 아니더라고요. 제 팬들조차 나이로 구분할 수 없거든요. 정말 다양한 나이대의 관객분들이 제 공연을 찾아줬어요. 

저는 다양한 장르를 활용하는 걸 좋아해요. 자라면서 소울(soul) 음악을 즐겨들어서인지 어떤 팬들은 제 음악이 소울, R&B, 어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소울 음악도 좋아하지만 팝도 좋아하고 라디오에 나오는 요즘 음악도 즐겨들어요. 제 음악을 굳이 정의하자면 ‘사브리나 카펜터의 삶에 여러 가지 장르를 섞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태껏 발표한 곡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있나요? 

=‘Act I’ 앨범에 ‘파리‘(Paris), ‘배드 타임‘(Bad Time), ‘모나리자’(Mona Lisa)라는 곡이 있는데요. 그 세 곡을 좋아해요. 제일 좋아하는 곡은 못 뽑겠어요. 모든 곡에 제 일부분이 들어가 있거든요. 

제대로 답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너무 여러 곡을 언급한 것 같네요. 인터뷰에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원래 잘하는 줄 알았는데 TMI 답변을 너무 많이 하더라고요.(웃음)

 

앞서 언급한 곡만큼은 좋아하지 않는데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았던 곡이 있나요?

=거의 모든 곡을 제가 직접 써서 그런지 좋아하지 않는 곡은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전보다는 덜 듣게된 곡은 있죠. 그런데 어떤 곡인지 알려주지는 않을 거예요. 팬들을 배신했다고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제가 제 노래를 좋아하는 만큼 팬들도 제 음악을 좋아해주니까요.

다른 곡보다 빨리 질리는 곡이 있어요. 질린다기보다는 너무 자주 불러서 조금 지치는 곡들? ‘올모스트 러브‘(Almost Love)나 ‘떰즈‘(Thumbs), ‘수 미’(Sue Me) 같은 곡들은 정말 자주 부르곤 하는데 공연에서 자주 부르지 않는 노래를 할 때가 더 재미있어요. 그렇다고 자주 부르는 곡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에요!

ⓒHUFFPOST KOREA/TAEWOO KIM

SZA나 리한나의 노래를 즐겨듣는다고 했는데 지금 재생목록에는 어떤 곡이 있나요? 

=여전히 SZA와 리한나의 노래를 많이 듣지만 두 사람 모두 최근에 음반을 내지 않아서 다른 노래를 찾아 듣고 있어요. 라틴팝 아티스트 로잘리아의 노래도 듣고 블랙핑크도 정말 좋아해요!

 

얼마 전에 나온 노래도 들어봤어요?

=그럼요. ‘렛츠 킬 디스 러브!‘(블랙핑크의 ‘킬 디스 러브’ 가사 중) 최근 해외 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듣기 시작했어요. 노래가 실험적이어서인지 제가 더 다양한 도전을 하도록 영감을 주거든요. 

그 외에 레드벨벳, 칼리드, 빌리 아일리쉬의 노래도 즐겨 들어요. 아리아나 그란데와 빅토리아 모네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모노폴리의 신곡도요. 그냥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곡들을 반복해서 듣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핑크 스웨츠(Pink Sweat$)의 노래를 즐겨 듣는데요. 

=정말요? 몇 주 전쯤 핑크 스웨츠와 함께 곡을 썼거든요. 그와는 최근에 친구 사이가 됐어요. 인스타그램에 그의 노래 중 ‘Honesty’를 좋아한다고 올렸는데 ‘협업해보자’고 메시지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작업하게 됐어요. 아시아 투어 중에는 분홍색 물건들을 보고싶다길래 분홍색만 보이면 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있어요. 

 

지난 번 한국 방문에서는 수현, 레드벨벳 등 K팝 가수를 만났는데 이번에도 만났나요?

=아뇨. 일본에서 캬리 퍄무퍄무를 만나기는 했지만 한국 가수와는 만나지 못했어요. 몬스타엑스도 한국 가수죠? 징글볼 투어 할 때 그들과는 자주 봤어요. 

콜라보하고 싶은 한국 가수가 있나요?

=레드벨벳이나 블랙핑크요. 사실 K팝 걸그룹 멤버가 되고 싶어요. 단 한 곡뿐일지라도요. 그게 제 꿈이에요. 안무도 정말 멋있고...

 

방탄소년단의 신곡 티저 영상을 보니 할시(halsey)는 춤을 추지 않더라고요. 굳이 춤을 추지 않고도 협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뇨. 저는 춤을 추고 싶은 걸요. 또 K팝 가수들처럼 완벽한 피부에 멋진 메이크업을 한 채로 화면 가득 제 얼굴이 담기면 좋겠어요. 

 

지난 내한 때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거의 못했다고 들었어요. 이번에는 여가활동도 즐겼나요?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이 노래방이었는데 어젯밤에 다녀왔어요. 세 시간이나 있었답니다. 그런데 관객이 없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미국에서는 노래방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잔뜩 있는 곳에서 한 명씩 나와 노래를 부르거든요. 한국에서는 노래방이 말 그대로 ‘방’이더라고요. 같이 간 스태프들은 별로 재미있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매일 하는 일이 그들 앞에서 노래부르는 것이니까요. 

ⓒUNIVERSAL MUSIC KOREA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아직 해외 콘서트가 조금 남아있어요. 그리고 몇 달간은 영화 촬영에 집중할 듯해요. ‘Act II’ 앨범도 발매하고요. 그 이후에는 또 콘서트 투어를 하겠죠. 아! 올해 제가 출연한 영화 두 편이 나올 예정이에요. 

 

사브리나 카펜터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를 고를 건가요?

=사브리나 카펜터는 ‘싱귤러’(*singular, 단수, 특별한, 단 하나밖에 없는)예요. 앨범 때문에도 그렇지만 지난 1년간 제게 큰 의미를 준 단어죠. 

 

10년 뒤 사브리나 카펜터는 어떤 사람이 될 것 같나요? 

=10년 뒤에는 ‘플루럴’(*plural, 복수)이 되어있겠죠? (웃음) 장난이에요. 10년 후에는 더 강한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고 믿어요. 20대는 특히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기잖아요. 더 현명한 사람이 되어서 30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요. 그런데 30대 이야기는 아직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HUFFPOST KOREA/TAEWOO KIM

한국에는 다시 돌아올 계획이 있나요?

=최대한 빨리 돌아오고 싶어요. 지난 내한 때도 한국에 빨리 돌아오고 싶다고 했었는데 다행히 그 소원이 이루어졌어요. 규모가 더 큰 공연에도 서보고 싶고요.다음번에는 K팝 걸그룹과 뮤직비디오를 찍어서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하면 좋겠네요.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가수 #허프 인터뷰 #사브리나 카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