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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0일 20시 25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1월 20일 22시 53분 KST

여성은 애를 낳아도, 안 낳아도 이기적이란 소릴 듣는다 : 사유리의 정자 제공 출산이 보여주는 모순적 현실

'아빠 없는 아이'의 불행을 걱정하는 오지라퍼들에게.

KBS뉴스 방송화면

방송인 사유리(41)가 일본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하며 비혼 출산이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사유리의 선택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의 주장은 대략 이렇다. ‘아빠 없는 아이의 앞날이 걱정된다’, ‘양육 과정에서 아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유리의 선택은 이기적이다’, ‘가족해체를 넘어 가족파괴다.’ 이런 주장은 과연 타당한가? 허프포스트 사유리 출산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이런 비난에 어떤 맹점이 있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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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없는 아이가 불행할까봐 걱정된다??? ==>아빠 없는 아이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아빠 없는 아이가 불행해지는 것이다. 그 아이가 차별받을까봐 걱정해줄 시간에 우리가 어떻게 차별을 안 할 수 있을지 고민하자.

아이가 앞으로 자라면서 아버지가 없어서 겪게 될 일 때문에 불행할 것이고, 그래서 사유리가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그 아이가 아버지가 없어서 겪을 불편함의 대부분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생긴다. -다경 님 

그 아이가 자라서 차별받을까봐 걱정해줄 시간에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차별을 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보통 아빠 없이 태어난 애는 무슨 죄냐고 말하는 분들이 차별을 하시지요. 사유리님 아이와 함께 건강하시길, 축하드려요. -나줄 님 

아니 세상에 이렇게까지 남의 자식한데 관심이 지대하다니! 남의 자식이 커서 불행하면 어떡할 거냐 고민하는 대한민국 시민 의식에 감명 받고 갑니다. 세상에 만 명이 있으면 만 명의 생각이 있거늘 마치 아이의 미래를 장담하듯 ‘불행할 거다. 이기적이다’ 라고 이야기 하는 건 정말 오만함의 끝판왕 아닐까요 - Nanarum Kim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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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폭력과 친족성폭력 저지르는 아빠가 너무 많은 데다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조차 아빠는 애를 낳기만 하고 내팽개치는 수준이면서 이제 와 무슨 아빠 타령인지. 언제는 ‘애는 낳기만 하면 저절로 큰다’더니...

사실 없는 게 더 나은 남자 아빠들 천지다 - Seorang Kim 님

있는 아빠한테 성폭행 당하거나, 성추행 당하거나, 학대당하는 것 보단 나을 듯. 일부의 잘못을 들먹인다고 하겠지만 기사만 검색해 봐도 사건 터질 땐 인면수심 어쩌고 하면서 정작 형량은 깃털만큼 가벼운 친족성폭행 기사 수두룩 빽빽함. 앞으로 사유리 같은 케이스가 많아지면 한부모 가정이 더 이상 특이케이스가 아니게 되겠죠 -박찬명 님  

아빠의 부재를 말할 때 전제되어야 할 것은 아이와 잘 놀아주고, 아빠만이 가르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아빠여야 한다는 것. 대부분 아이랑 놀아주지도 않고, 엄마 없이는 재우지도 못하는 아빠의 존재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겠네요. ”저 집은 아빠가 없데, 너 아빠 없다며??” 라고 말하는 주변인들이 문제를 만드는 거죠 -Yoondeok Jang 님

아이들은 보통 엄마가 다 키우던지 할머니가 키워주심 -이슬기 님

사유리가 공개한 만삭 사진

3. 아빠 없는 애 만든 사유리는 이기적이다??? ==>아빠 없는 애 낳아야 하는 ‘미혼모 낙태(임신중지)’에는 반대하고, 저출산 국가라고 애 안 낳는 여성들도 비난하더니 비혼으로 출산하니 이제는 출산을 비난한다. 여성은 애를 낳아도, 안 낳아도 이기적이란 소릴 듣는다.

천날 맨날 한국 출생률 낮다고 난리치면서 미혼여성에게 정자 기증은 안 되는 이상한 나라 -로사 님 

아빠 없는 애 낳아야 하는 미혼모 낙태에는 난리치면서 반대하던 사람들이ㅋㅋㅋ 그 사람들 애는 걱정이 안 되나 보지? 제발 한 가지만 했으면 좋겠어요. - Evy Jo 님

‘미혼모 낙태’는 살인이고, ‘싸튀’한 남자는 잘못이 없고, 전부 여자의 잘못이고? ㅋㅋㅋ 또 아빠 없이 애 키우면 욕하고? 코피노는 무슨 죄일까요. 아빠 없는 코피노 문제는 입에 올리지도 않으면서 ‘낙태는 살인’ 이라니. -하나 님

아버지 없는 아이가 불쌍하지 않냐고 할 거면 코피노부터 만들지마~~~~코피노랑 베드파더스가 현실이면서 뭘 아이 걱정하는 ‘척’ -박찬명 님

사유리 씨의 ”아빠 없는 아이”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분들, 이번 기회에 코피노 아이들 아빠 찾는 일에 도움을 주세요. 돈 많은 사유리 씨의 아기보다 코피노 아이들에게 아빠가 더 시급하게 필요하지 않나요. 심지어 님들이 그렇게나 중시하는 ‘한국 핏줄’이지 않습니까. -김설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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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족해체를 넘어 가족파괴다???==>이성애 정상가족은 가부장적 남성들에게나 필요하지 경제력 있는 여성들에게는 아무 이득이 없다. 남성들은 지금껏 당연한 듯 ‘소유’해온 자식과 자식 키워줄 여성을 잃을까봐 두려운 것이다.

사실 남자들은 가정에서 자기 자리를 박탈당하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여자들이 경제력을 얻고, 남편 없이 가정을 이루기 시작하면 이제 대 잇는 남자라고 당연하게 대접 받던 위치를 지킬 수 없거든. 여자들에게 왜 혼자보다 함께 하는 게 나은지 설득해야 하고, 그 설득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이 일과를 분담해야 하거든. 근데 그러고 싶지 않고 경제력을 획득한 여성들에게 기존 형태의 정상가정이 어떤 이점이 되는지 설명할 수 없으니까(이점이 없으니까!), 논리와 이성 따지던 남자들이 ‘아이가 불쌍하다‘, ‘살아보면 안다’며 추측성 갬성공격만 퍼붓는 거지. 이제 그런 잣대에 여자들이 넘어가지 않는 것은 모르고, 사유리와 그의 자녀가 앞으로 행복하지 않길 내심 빌고 있을 거다. 대안가정이 성공하면 남자는 필요 없다는 선언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어 버리는 거거든. -Kyoung Jin Kim 님

경제적 여유가 충분한 여성에게 이성애 정상 가정은 정말 이점이 없죠ㅋㅋㅋㅋㅋ -김소윤 님 

결혼하고 살림하는 여자는 ‘빨대충’, ‘김치녀’고, 돈 잘 벌어 결혼 안하겠다는 여자는 이기적인 ‘썅년’이고?ㅋㅋㅋㅋ 여자들이 돈도 벌고 애도 보고 나도 섬겨줘야 하는데, 저들 구미에 맞게 여자들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안 그러겠다니 얼마나 억울할까 -Kyoung Jin Kim 님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면 성가신 시댁을 만들고, 갈등의 원인이 되는 남편을 만들어 아이에게 갈등의 관계만 보여주는 것보다 남편 없이 행복한 엄마와 사는 게 더 행복할 것 같음. 맞벌이해도 남편은 쉬어야 한다, 잘하지 못한다면서 집안일은 안 하려고 하고, 워킹맘은 돈도 벌고 집안일까지 다하면서, 시댁 눈치에 갈등까지 겪어야 하니 남편은 아예 없는 게 속 편할 듯.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함. -Jiho Han 님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