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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성희롱하는 남자들에게 욕을 퍼붓고 맞서기 시작했다

나는 개인적인 싸움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나는 지금도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mheim3011 via Getty Images

며칠 전 저녁에 집으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소리쳤다.

돌아봤더니 한 남성이 바지를 내리고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노상 방뇨 중인가 생각했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만, 엄청나게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런데 그는 나를 똑바로 보며 “어이, 이리 와서 내 XX가 얼마나 큰지 봐.”라고 했다.

나는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나는 폭발했다. 그에게 욕을 퍼붓고 성희롱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내 반응을 ‘아니, 난 네 XX를 보고 싶지 않아’라고 받아들였던 같다.

내 평소 반응은 이렇게 공격적이지 않지만, 몇 달째 나는 길에서 소리 지르며 희롱하는 사람들에게 응수해왔고 화가 났다. 그들과 맞서 싸우려 할수록, 희롱을 더욱 극렬히 의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 많은 상소리만 들었을 뿐, 사과는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내가 이런 실험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작년 여름,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축구 경기를 보러 가는 20대 남성 8명 정도와 마주쳤다. 한 명이 내 주의를 끌려고 휘파람을 불었다. 내가 그쪽을 보자 그는 자기 페니스 쪽으로 손짓하며 “이거 한 번 맛볼래?”라고 외쳤다.

그날따라 유독 사교적인 기분이었던 나는 자전거를 세우고 예의 바르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물었다.

그는 “키스하고 싶어?” 하더니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가 풍기는 맥주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왔다. 그들 중 몇 명은 가버렸지만, 몇 명은 거리를 둔 채 근처에서 내게 “XX 꺼내 봐”, “내 XX 빨아”라며 상소리를 내뱉었다. 남성성을 과시하며 가슴팍을 불쑥 내밀었다. 나는 무력했고 겁이 났다. 굴욕적이었다.

그 이후 나는 걸음을 멈추고 나를 소리쳐 부르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했는지 다시 말해보라고 하고, 왜 그 말 또는 동작을 했는지 설명해 보라고 요구한다. 그게 왜 잘못인지 설명한다. 나는 왜 여성을 성적인 물건으로만 취급하는지, 먼 곳에 있는 내게 성적인 제안을 해서 그들이 얻는 게 무엇인지 묻는다.

그러한 상황에서의 권력 역학을 바꿔보려는 시도였다. 그리고 어쩌면, 그들의 행동도 바꿔보고 싶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축구팬들을 만났을 때와 비슷하게 끝났다. 낮에 붐비는 쇼핑가를 지나가는 내게 한 남성이 휘파람을 불었을 때, 나는 그를 돌아보며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나를 무시했다. 저녁에 집으로 걸어가던 중 공격적인 성적 제스처를 한 남성이 있어, 나는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약간 부끄러워하는 것 같기까지 했다. 그러더니 자기는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딱 잘라 부정했다. 친구와 함께 걸어가다가 펍 앞에 서 있던 남성에게 ‘섹시한 여자들’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멈춰서서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나를 “x년”(bitch)라고 불렀다.

학생이던 13세 때도 그런 일을 당한 경험이 있다. 혼란스러웠고 조금 무서웠지만 무시해버렸다. 시간이 지나 나는 그게 여성으로 사는 것의 일부일 뿐이려니 하고 생각했다. 나이가 좀 더 들고 나서야 이것이 우리 사회에 내재하는 여성혐오의 씨앗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난 더 이상 그들의 발언들만 따로 떼어놓고 보지도, 멍청하고 ‘친근한 농담’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그들의 말은 불평등을 영속화시킨다. 길거리 희롱은 여성을 해치는 순환 고리의 일부다.

성적 대상화는 여성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 여성에 대한 공격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은 전체 사회에 퍼져있는 체계적 문제이며, 남성들은 자신의 행동(희롱)이 이 체계의 일부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max-kegfire via Getty Images

그래서 나를 희롱하는 사람들에게 맞서고, 그들의 행동이 나를 비롯한 여성들에게 해를 준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계속 시도할수록 나는 이것이 얼마나 은밀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희롱하는 남성들은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들로부터 굉장히 자유로워 보였다. 나를 희롱한 남자들 중 자기 말에 책임을 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헛된 실험 같았지만, 일종의 중독처럼 되어버렸다. 그만둘 수가 없다.

물론 이런 접근 방법에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길거리 성희롱은 우리가 여성으로서 취약함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폭력적인 남성들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는(그리고 실제로도 자주 일어나는) 여러 공격과 폭력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어느 정도까지는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때와 장소에서만 맞설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특권을 가졌음을 알고 있다. 나는 이성애자 백인 여성인데, 이 세상에서 LGBTQ소수 집단은 공격당할 위험이 더 크다. 내겐 장애가 없는데, 장애 여성은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나는 영국에서 성범죄를 겪은 3백만명 이상의 여성 중 하나다. 내 경험은 공공장소에서 낯선 사람이 나를 보고 자위한 것이 전부이긴 하지만, 가끔 밤이면 두려워서 열쇠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걸어갈 때가 있다. 나는 방어수단으로 ‘강간 알람’을 몇 번이나 받은 적이 있고, 어두울 때는 혼자 걷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거리에서 소리치는 것이든, 육체적 공격이든, 모든 성희롱은 언제나 우리 사회의 위험한 부분이었다. 웨인스타인 폭로 이후 #MeToo 운동 등의 캠페인을 보면 이러한 학대에 대한 불관용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희롱이 없어질 때까지, 나는 개인적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남성들이 바뀌길 원한다.

나는 지금도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 허프포스트US의 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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